마윈 마화텅 저우훙이 류창둥, 중국 애주가 기업인 4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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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백진규 기자 = ‘술 깨어있는 이에게는 그 참 맛을 알려주지 말게나(勿爲醒者傳)’ 술을 사랑한 시인 이백(李白)이 쓴 ‘월하독작(月下獨酌)’의 시구입니다.
중국인들과 만나다 보면 독한 바이주(白酒, 백주) 한잔 곁들일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특히 사업상 만난 파트너들과 마음 터놓고 대화하는 데는 술이 도움이 될 때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마윈 마화텅 등 유명 CEO들은 어떨까요? 술 좋아하기로 유명한 중국 기업가 4인의 음주 습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1. 마화텅: 나도 한잔, 너도 한잔
마화텅 텐센트 회장 [사진=바이두] |
마화텅(馬化騰) 텐센트 회장은 단정하면서도 소심한 샌님 같은 인상을 가진 기업인으로 유명합니다. 하지만 술고래들이 모여있는 중국 IT업계에서 그는 남못지 않은 수준급 주량을 자랑한다는데요. 특히 ‘한 잔 마시고 다시 한 잔 돌려주는’ 그의 술 권하는 능력은 업계에 소문이 자자합니다.
양위안칭(楊元慶) 레노버 CEO는 마화텅과 대작한 뒤 웨이보(微博 중국 SNS)에 “마화텅은 술도 가장 잘 마시지만, 술 권하는 능력도 일품”이라며 “그가 작심하고 달려들면 도저히 술을 거절할 수가 없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마화텅은 주량도 세지만 술 마시는 예절도 깍듯한데요. 건배를 할 때는 상대의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자신의 술잔을 더 낮게 한다고 합니다.
2. 저우훙이: 술 마시다 앞니까지 깨 먹은 애주가
중국 최대 보안기업 치후(奇虎)360의 저우훙이(周鴻祎) 회장은 직설적인 화법으로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협상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술 마실 때도 앞뒤 재지 않고 술자리를 즐기는 스타일입니다. 참고로 유명 프로그래머 출신인 그의 별명은 ‘술 마시는 해커’입니다.
저우훙이와 관련한 술자리 에피소드 2개가 있는데요. 먼저 저우훙이가 설립했던 온라인 서비스업체 3721닷컴이 야후에 피인수될 당시, 그는 양 사 직원들의 화합을 위해 하이난(海南) 싼야(三亞)에서 1주일간 워크샵을 진행했습니다. 이때 술을 너무 많이 마셔댄 그는 실수로 수영장에 뛰어들었고, 앞니 2대가 부러지기도 했답니다.
또 하나는 류창둥(劉強東) 징둥닷컴 회장과의 술 대결입니다. 2015년 미국 시애틀에서 류창둥은 저우훙이를 위해 10병이 넘는 와인을 들고 왔고, 둘은 함께 술 대결을 벌이다 결국 인사불성이 돼 언제 자리가 끝났는지도 모른 채 각자 호텔방으로 헤어졌다네요. 다음날 우연히 호텔엔 화재 경보가 울렸고, 저우훙이는 직원들이 깨워서 겨우 일어난 반면 류창둥은 혼자 일어나 나왔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류창둥의 주량이 좀 더 센 것 같죠?
2015년 미국 시에틀에서 만나 함께 술을 마신 류창둥(왼쪽에서 두번째)과 저우훙이(왼쪽에서 세번째) [사진=저우훙이 웨이보] |
3. 류창둥: '술도 못 마시면서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
‘참새도 술 2잔은 마실 수 있다.’ 장쑤(江蘇)성 쑤첸(宿遷)현에 전해 내려오는 말입니다. 류창둥 징둥닷컴 회장의 고향이 바로 쑤첸현이니, 술은 당연히 좋아하겠죠?
그는 평소에도 전국 징둥 자회사를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술도 못 마신다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는 농담을 한다는데요. 류창둥 때문인지 징둥에는 독특한 술 문화가 있다고 합니다. 술자리에는 먼저 컵에 담긴 젤리가 나오는데, 젤리를 먹고 난 뒤 그 컵을 술잔으로 사용한다고 하네요.
최근 류창둥은 미국 출장 중에 중국 여대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곤욕을 치르고 있습니다. 사건 당일 저녁 회식 자리에서 옆자리에 앉았던 학생을 성폭행했다는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가 다음날 풀려났는데요. 혹시라도 술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진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술도 절제할 수 있는 만큼만 마셔야겠죠?
4. 마윈: 절제의 미학, 술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마윈은 상대적으로 술이 약한 편입니다. 영어교사 출신인 그는 원래 술을 한잔도 입에 대지 못했다고 합니다. 사업 초기 투자자금을 유치하면서 마시기 시작해 지금은 백주 반 병(250ml) 정도를 즐긴다는데요. 보통 백주 도수가 40~50도인 걸 감안하면 적은 주량은 아닙니다.
마윈이 좋아하는 술은 ‘국주(國酒)’ 마오타이(茅臺)입니다. 지난 9월 7일 마오타이 공장을 방문한 그는 알리바바 그룹 전용 마오타이 술독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는데요. 한 언론 인터뷰에서는 “나는 술은 잘 마시지 않지만 마오타이만큼은 술술 넘어간다”며 마오타이 예찬론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필요시 술을 마시되 술이나 담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게 마윈의 지론입니다. 그는 “술자리에서 그 사람의 인품을 알아볼 수 있다”며 “술은 마시고 즐거우면 그뿐” 이라고 밝혔습니다.
지난 7일 마오타이를 방문한 마윈(오른쪽)이 리바오팡 마오타이 회장(왼쪽)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바이두] |
bjgchin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