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딸 '햄버거' 먹은 후 설사·구토 증세..2년 동안 치료 중
피해 부모, 맥도날드 상대로 소송·1인 시위 진행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윤혜원 수습기자 = 평범한 대학강사였던 최은주(38)씨의 삶은 2016년 9월 25일에 멈춰있다. 최씨의 딸 A양(6)은 이날 맥도날드에서 햄버거를 먹은 후 갑자기 설사와 구토를 하고 혈변을 보기 시작했다.
급하게 찾은 병원에서는 이름조차 생소한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이라고 진단했다. 일명 ‘햄버거병’이다. HUS는 신체에 들어온 대장균이 독소를 뿜어내 신장을 망가뜨리고 심하면 경련과 혼수증세를 나타내는 게 특징이다.
“10시간씩 치료를 받는 딸을 볼 때마다 가슴이 미어집니다.”
친구들과 뛰노는 것을 좋아했던 A양은 현재 병상에서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A양은 신장의 90%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성인도 감당하기 힘든 복막투석을 10시간씩 받고 있다.
특히 뇌경련 증세는 물론 투석으로도 노폐물을 모두 걸러내지 못해 피부염까지 앓고 있다. 최악의 폭염이 덮쳤던 올 여름은 A양에게 누구보다 힘든 시기였다. 그런 딸을 볼 때마다 최씨는 억장이 무너진다.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지난 12일 최은주(38)씨가 한국맥도날드 앞에서 햄버거병에 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018.09.12 hwyoon@newspim.com |
최근 한국맥도날드 앞에서 만난 최씨는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었다. 최씨는 피켓을 읽는 외국인들에게 “Thank you for your reading(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이라고 말하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딸을 위해 최씨가 투사가 된 지도 이달로 딱 2년이 됐다.
그는 “잊히지 않기 위해 그리고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고 진실을 알릴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맥도날드가 잘못을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보상하는 것을 넘어서 제 딸이 겪은 일이 더는 반복되지 않도록 정책과 제도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최씨는 한국맥도날드와 맥도날드 미국 본사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지난 2월 증거불충분 등으로 불기소처분을 내렸고 항소마저도 기각됐다. 최씨는 즉각 재항소했고 현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최씨는 “아이에게 엄마는 최선을 다했다는 것만큼은 알려주고 싶다”며 “나중에 아이에게 엄마가 정말 미안하다는 말, 그래도 엄마도 포기하지 않았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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