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왕처럼 군림해 상습적으로 추행...반성 기미 없어”
이윤택 측 변호인 “배우들, 동의 하에 안마…연기지도일 뿐”
이윤택 "스스로 바로잡을 기회 주길“…10월 19일 1심 선고
[서울=뉴스핌] 김규희 기자 = 검찰이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윤택(66)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 전 감독은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드려는 과욕이 부른 불찰이라며 선처를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이윤청 기자 = 극단 단원들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연극연출가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18.06.20 deepblue@newspim.com |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씨의 유사강간치상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극단 내에서 왕처럼 군림하면서 장기간 상습적으로 수십여명의 여성을 성추행해왔음에도 그다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중형을 선고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다고 얘기하면서도 자신의 행위가 추행이 아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성기부분을 안마시키는 부분은 일반적으로 체육인들이 하는 안마 방법이라 얘기한다”면서 “하지만 어디서 이같은 안마가 통용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이어 “피고인이 어느정도 인정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상습성 판단 여부에 대해 고려해주길 바란다”며 재판부에 당부했다.
하지만 이 전 감독 측은 피해자의 동의 하에 연기 지도를 한 것이라며 혐의 대부분을 부인했다.
이 전 감독 측 변호인은 “안마행위는 연희단거리패 단원 전부가 한 것이 아닌 나름대로 비교적 친밀하다고 판단된 배우들에 한정돼 동의 하에 진행된 것”이라며 “거부의사를 표한 배우들에 대해 어떤 불이익을 줬다는 점도 없었다”고 했다.
아울러 연기훈련 중 추행 혐의에 대해서도 “사전에 충분한 정보를 갖고 있었으며 어떤 항의나 이의제기도 없었다”면서 “비전문가가 보기에 부적절한 장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연희패 특성으로 봐야한다. 피고인의 독특한 연기지도 방법이다. 이걸 성추행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감독은 최후진술을 통해 “저를 믿고 관심가져줬던 선배, 동료, 후배들에게 실망을 끼고 제가 만든 연극을 봐준 관객 여러분에게 배신감을 안겼다. 저 때문에 고통받고 상처입은 피해자분들께도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보다 잘난게 없기에 지방에서 어떻게해서라도 완성도 높은 연극을 만들려는 열정으로 밀어붙이다보니 연기 훈련 과정에서 불찰이 있었다”며 “고의는 아니었다더라도 제 과욕이 빚은 연기지도에 상처입은 피해자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고 했다.
이 전 감독은 재판부를 향해 “남은 생을 살아갈 기회를 주신다면 피해자분들과 저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배우, 스탭들에게 헌신하며 봉사하고 살겠다”며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2010년 7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자신이 운영하던 연희단거리패 단원들에게 안마를 시키고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게 하는 등 8명에게 20여차례 상습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연기 지도를 해주겠다는 명목으로 여배우들의 신체를 만지는 등 유사강간치상 혐의도 있다.
이 전 감독에 대한 1심 선고는 오는 10월 19일 오후 2시 내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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