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작'과 '목격자'도 손익분기점 넘기며 선방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여름 극장가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지난 7월25일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베일을 벗은 ‘빅4’ 영화들(인랑, 신과 함께-인과 연, 공작, 목격자)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올여름은 다른 때와 달리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렸다. 1000만 관객이 본 영화가 있는가 하면 손익분기점도 돌파하지 못한 채 씁쓸하게 돌아선 작품도 있었다.
승자는 단연 ‘신과 함께-인과 연’(신과 함께2)이다. ‘신과 함께2’는 올초 1441만 관객을 돌파한 ‘신과 함께-죄와 벌’(2017, 신과 함께1)의 속편으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관심은 곧 수치로 드러났다. ‘신과 함께2’는 126만명의 오프닝스코어를 기록하며 흥행 질주를 시작하더니 개봉 14일째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 ‘시리즈 쌍천만’이라는 충무로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지금까지 누적관객수는 1198만8488명(이하 8월29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기준)이다.
‘신과 함께’는 1, 2편 동시 제작된 작품으로 합계 손익분기점이 1200만 관객이다. 이미 1편에서 투자금을 모두 회수, 2편은 처음부터 수익으로 직결됐다. 여기에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돈도 상당하다. 대만에서 개봉 20일 만에 4억 대만달러(한화 약 145억원), 홍콩에서 개봉 21일 만에 4600만 홍콩달러(한화 약 65억원)의 수익을 냈다. 지난 22일 개봉한 싱가포르에서도 올해 한국영화 개봉작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달성했다. 다음달 17일에는 남미 14개국에서 ‘신과 함께-죄와 벌’(신과 함께1)부터 순차적으로 개봉을 앞두고 있어 수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작’은 476만9707명의 관객을 모으며 손익분기점(470만)을 넘겼다. 개봉 후 ‘정치색이 진하다’는 이유로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칸국제영화제 초청작, 배우들의 열연, 세련된 연출 등으로 찬사받으며 꾸준히 관객을 모았다. 영화의 순제작비는 165억원, 총제작비 190억원이다. 당초 예상한 손익분기점은 지금보다 100만명 이상 많았으나 칸필름마켓에서 북미·라틴아메리카를 비롯해 싱가포르·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아시아권과 프랑스·폴란드·영국 등 유럽권 국가까지 111개국에 선판매되면서 손익분기점을 낮췄다. ‘공작’ 역시 추가 해외 판매를 더하면 그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NEW의 ‘창궐’ 개봉이 미뤄지면서 갑작스레 여름 극장에 합류한 ‘목격자’는 의외의 선전을 했다. 영화는 예상과 달리 개봉 첫 주말 ‘신과 함께2’, ‘공작’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안착, 본격적인 흥행을 알렸다. 누적관객수는 232만7394명. 관객수만 놓고 보면 앞선 두 작품에 한참 못미치는 성적이나 제작비를 고려한다면 ‘공작’보다 더 큰 성공을 거뒀다. ‘목격자’는 순제작비 45억원, 총제작비 70억원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투자했다.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이다.
반면 ‘인랑’은 본전도 찾지 못했다. 네 편의 영화 중 가장 먼저 출사표를 던진 ‘인랑’은 여름 극장가를 장악할 한국형 블록버스터로 관심을 모았다. 제작비 190억원, 총제작비 230억원을 쓴 큰 버짓의 영화이기도 했다. 하지만 원작과 다른 서사, 부족한 개연성, 들쑥날쑥한 배우들의 연기 등으로 개봉과 동시에 혹평이 쏟아졌다. 결국 ‘인랑’은 89만7494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흥행에 참패했다. 급기야 개봉 3주 만인 지난 14일, IPTV와 디지털 케이블 VOD 동시 상영 서비스까지 시작하며 그야말로 굴욕을 겪었다.
jjy333jj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