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불안감 속 유입액 증가
1년 수익률 1~6%대, 국내외 주식펀드 압도
[서울=뉴스핌] 최주은 기자 = 은퇴 자금을 마련해 노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최근 재주목받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 고갈 이슈가 전국민 관심사로 확산되면서 이 같은 은퇴자금 운용상품으로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32개 TDF 운용 규모는 1조1261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864억원에서 3배 가량 폭풍 성장했다. 특히 전달과 이달(28일 기준) 각각 873억원과 201억원의 자금이 유입되는 등 두 달 동안 1000억원 넘는 자금이 몰렸다.
<자료=한국펀드평가> |
업계에선 TDF에 대한 고객들 관심이 지속적으로 늘어왔는데 최근 국민연금 이슈가 기름을 부은 것으로 해석한다. 즉 국민연금 고갈이 앞당겨지고 노후 보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이 TDF 연금상품 의존도를 높이게 만들었다는 것.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연금 상품은 찬바람이 부는 가을과 겨울에 자금 유입이 급속도로 느는데 올 해 자금 유입은 꾸준하다”며 “TDF 콘셉트가 알려지고 대중화되면서 고객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당초보다 앞당겨 고갈될 수 있다는 이슈가 확산되면서 불안한 고객들이 대체제로 여러 금융(은퇴)상품을 살펴보는 것 같다”며 “이 중에 TDF로의 자금 유입이 많았다”고 전했다.
TDF 수익률도 선방하고 있다. TDF 32개 상품 가운데 5개를 제외하고 연초 이후 수익률이 모두 플러스다. 1년 수익률은 1%대에서 많게는 7% 수준. 이와는 달리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7.42%다. 같은 기간 해외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도 –2.96%로 TDF의 수익률 경쟁력이 두드러졌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는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장세'였다”며 “이런 가운데 TDF는 국내 및 해외 주식형 펀드와 비교했을 때 선방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산배분을 많이 하는 상품이어서 리스크가 분산된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TDF는 투자자가 은퇴 준비자금 마련 등 특정 목표시점(Target Date)을 가진 펀드에 투자하면, 운용기간 동안 자동으로 위험자산을 줄이고 안전자산비중을 늘리는 상품이다. ‘노후대비 자금 마련’이라는 투자자의 수요와 ‘자산운용사가 펀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주기적으로 리밸런싱(재조정) 해주는 편리함’이라는 TDF의 상품 특성이 맞아 떨어지며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지난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래에셋자산배분TDF 시리즈'를 내놨고, 2014년 하나UBS자산운용도 관련 상품을 출시했다. 국내 TDF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세는 2016년 4월 삼성자산운용이 미국의 캐피탈그룹과 손잡고 TDF를 출시한 뒤부터다. 이 같은 흐름에 힘입어 삼성자산운용은 TDF 판매시장의 절반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는 큰 손으로 자리 잡았다. 미래에셋운용의 일부 상품을 제외하고 대부분 상품들이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하는 형태로 운용되고 있다.
jun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