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민주화 배경 개인의 심리적 갈등 파고든 작품
언어적·시대적 한계 넘어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아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극단 후암의 '흑백다방'이 전 세계인의 예술축제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의 호평 속에 지난 25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연극 '흑백다방' [사진=극단 후암] |
'흑백다방'(작연출 차현석)은 글로벌 문화기업 '에이투비즈'(예술감독 권은정)와 에든버러 최고의 극장인 '어셈블리 페스티벌'(예술감독 윌리엄 버뎃-코트)이 공동 주최하는 제4회 코리안 시즌에 선정돼 지난 2일부터 25일까지 어셈블리룸에서 공연됐다. 배우 정성호, 윤상호로 구성된 한국팀과 배우 니콜라스 콜렛, 조나단 켐프로 구성된 영국팀이 하루씩 번갈아 출연했다.
'흑백다방'은 1980년대 민주화 시절 발생한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다루며 개인의 상처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사회구조적 모순과 불안정한 정치 상황 속에서 겪는 개인의 심리적 갈등을 깊게 파고들어 시대의 아픔을 위로한다.
연극 '흑백다방' [사진=극단 후암] |
영국 아카데미 영화상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되었던 캐시 타이슨은 공연을 본 후 "강렬하다. 이야기의 구성이 독특하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영국 옥스포드 플레이하우스 예술감독 루이스 샹탈 또한 "대단히 멋진 연극이다. 영국에서 더 자주 상연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국 공연이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많지만 언어를 가진 연극에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경우는 드물다. 또 '흑백다방'은 한국 역사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순수 한국 창작콘텐츠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코리안시즌 주최사인 글로벌 문화기업 에이투비즈의 권은정 예술감독은 "같은 대본으로 연기하는 한국배우와 영국배우의 공연을 볼 수 있는 이번 기획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 것 같다"며 "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찬사와 작품이 가진 힘 때문에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차현석 극단 후암 대표는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 다양한 언어로 도전할 생각"이라며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