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등 12명 기소 vs. 이재용 등 30명 기소
수사 대상 4개 vs. 수사 대상 15개
김경수 11월 1심 선고 vs. 朴-崔 2심 선고 완료
[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27일 막을 내린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수사 규모 및 결과 등 여러 측면에서 비교된다.
이날 오후 허익범 특별검사는 서울 서초동 특검사무실에서 ‘드루킹의 인터넷상 불법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된 수사 결과에 따르면 드루킹(인터넷 필명) 김동원 씨와 김경수 경남도 지사는 지난 2016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11회에 걸쳐 만나면서, 인터넷 댓글조작 프로그림인 일명 ‘킹크랩’을 이용해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사이트의 댓글 순위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허익범 특검팀은 지난 6월27일 정식 수사 60일만에 김씨 등 피의자 12명을 재판에 넘기며 수사를 마무리 짓게 됐다. 허 특검팀은 특검 수사기간 종료가 임박한 지난 22일, 30일간 수사기간 연장 신청을 할 수 있었으나, 추가 조사 및 수사가 필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신청하지 않았다.
특검의 최종 목표는 피의자 구속 여부 보다 재판을 통한 유죄 입증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허익범 특검팀이 김씨와 김 지사 등 주요 피의자에 대한 재판 과정이 주목된다. 특검법상 공소제기일부터 3개월 이내에 1심 선고가 나오게 된다.
이런 가운데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999년 특별검사제 도입 이후 최고 활약을 펼쳐 ‘역대급’ 특검이란 평가를 받았다.
왼쪽 허익범 특별검사, 오른쪽 지난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 [뉴스핌DB] |
당시 특검 구성 인원은 총 120여명으로 특검 도입 뒤, 최대 규모였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대상 항목도 15개로 최다였다. 반면, 허 특검팀은 87명이며 수사 대상은 ‘드루킹 및 드루킹과 연관된 단체 회원 등이 저지른 불법 여론조작행위’ 등 4개였다.
박영수 특검팀이 구속한 피의자는 13명을 포함해 재판에 넘긴 피의자는 30명으로 최대 성과를 낳았다.
박영수 특검팀은 뇌물공여 등 혐의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구속시켰다. ‘비선실세’ 최순실 씨와 함께 뇌물수수 등 의혹을 받아온 박근혜 전 대통령 뇌물죄 관련 수사에 집중했다. 또 특검 사상 처음으로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현직 장관을 구속시키기도 했다.
특검 종료 뒤, 검찰은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를 이어가며 박 전 대통령을 구속시켰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4일 국정농단 2심 재판에서 징역 25년에 벌금 200억원을 선고 받았고, 최순실 씨도 징역 20년에 벌금 200억을 선고받았다.
이재용 부회장은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을 받고 석방됐다. 박영수 특검은 지난해 3월 특검을 마치면서, 이들에 재판에 대해 ‘세기의 재판’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허 특검팀의 경우, 댓글조작 의혹을 받아온 김 지사에 대해 두차례 소환조사를 했으나 수사 과정에서 진상을 규명하지 못한 채 불구속 기소하는 데 그쳤다.
박영수 특검팀도 고비는 있었다. 특검 수사의 절정인 청와대 압수수색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으로부터 발부받아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가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압수수색을 거부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 대면조사도 무산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검 종료 뒤, 박 전 대통령은 검찰 조사를 받고, 결국 구속됐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검찰이 구속했다.
박영수 특검팀에서 활동한 윤석열 수사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한동훈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맡으며 적폐청산 등 수사에 매진하고 있다.
people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