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물 스마트폰 국내 매입책 A씨, 징역 10월 선고받아
SNS 상에서도 장물 스마트폰 매입 광고 성행
전문가 "해외 밀반출 조직 근절하고 처벌 강화해야"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분실·도난된 스마트폰을 팔아 이익을 남기는 장물 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해외 밀반출 총책과 국내 중간 매입책 등 조직적인 구조로 범죄가 이뤄지고 있어 스마트폰 소유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이재희 부장판사는 장물취득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고 24일 밝혔다. A씨는 해외 밀수출자에게 재판매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23대의 장물 스마트폰을 매입한 혐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A씨는 공범인 B씨로 하여금 직접 스마트폰을 매입하는 역할을 시키고 자신이 운행하는 택시를 근처에서 대기한 뒤, B씨가 매입한 장물 스마트폰을 가져오면 검수하고 대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또한 본인이 직접 사람을 만나 장물 스마트폰을 매입해 취득하기도 했다.
이 판사는 "이러한 형태의 장물 범죄는 본범인 절도 등의 범행을 조장할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지난 4월에도 훔친 스마트폰을 사들여 해외 밀반출 업자에 팔아넘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훔친 스마트폰을 사들여 부품을 교체하고 액정을 수리해 해외 밀반출업자에 팔아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무실을 차리고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장물 스마트폰을 들여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8~10월 3개월 간 스마트폰·태블릿PC 등 휴대용 정보기술(IT) 기기 불법취득·유통범죄 경찰 특별단속 결과, 4133명 검거에 192명을 구속했다. 장물 스마트폰 범죄가 우리 사회에 광범위하게 퍼져있음을 증명하는 수치다. 스마트폰이 밀반출 되면서 발생하는 개인 정보 유출 등 2차 피해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이처럼 스마트폰 장물 범죄가 해마다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중국이나 동남아 등에서 저가의 한국산 중고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절도책과 매입책, 총책 등 장물 범죄 조직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원인이다.
직장인 C씨는 "얼마 전 택시에 스마트폰을 놓고 내렸는데 택시기사가 돌려줄테니 고액의 사례금을 달라고 요구했다"면서 "놓고 내린 내 잘못이 크지만 장물 스마트폰이 그만큼 수요가 많다는 것 아니겠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SNS 상에서도 장물 스마트폰 매입 광고가 성행하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SNS에 'ㅅㄷ폰'(습득폰), 'ㅂㅅ폰'(분실폰) 등을 검색하면 스마트폰을 최고가로 매입한다는 게시물이 줄을 잇고 있다. 휴대전화 메신저를 통해 상담한 후 직거래나 택배거래가 모두 가능하다고 홍보하는 식이다.
이와 관련,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해외에서 국내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많고 국내에서는 바로 장물 스마트폰을 쉽게 현금화해서 수익을 낼 수 있어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곽 교수는 "해외 밀반출 조직을 조기에 적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처벌을 지금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이러한 장물 범죄가 심각한 범죄라는 홍보활동도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iamky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