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제조 기술 바탕으로 제약 시장 진출
2020년 커피 매출액 비중 40% 육박할 전망
[서울=뉴스핌] 이민주 기자 = 원두커피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한국맥널티(대표 이은정)가 제약(의료기기 포함) 부문을 대폭 강화하고 나섰다. 올해 이 회사의 매출액에서 제약 비중은 20%를 넘게 되고, 2020년이면 40%에 육박할 전망이다.
현재 한국맥널티가 판매하고 있는 전문 의약품으로는 당뇨병 진단제, 대장내시경용하제, 진통제 등이 있다. 이들 제품은 소비자가 구매하려면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일반 의약품으로는 코감기약 센티콜캡슐을 녹십자, 삼진제약, 고려제약, 바이넥스에 공급하고 있고, 발모제와 어린이 감기약도 생산한다.
한국맥널티가 생산하는 주요 의약품. [자료=한국맥널티 사업보고서] |
한국맥널티의 의약품 연구개발 수준은 상당하다.
다음 달 이 회사는 특발성폐섬유화증(IPF) 치료제인 '피르엠정(피르페니돈)'을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다. 특발성폐섬유화증은 폐포 벽에 섬유화가 진행돼 점진적으로 폐활량 등 폐 기능을 떨어뜨려 호흡 곤란에 이르게 하는 질환이다.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50% 의 환자가 5년 이내 사망할 만큼 예후가 좋지 않으며 희귀질환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맥널티의 피르엠정. [사진=한국맥널티] |
그간 특발성폐섬유화증 치료제는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개발하고 일동제약이 판매 중인 '피레스파정(피르페니돈)'이 사실상 유일했다. 이번 '피르엠정(피르페니돈)'의 출시로 한국맥널티의 제약 기술력이 인정받고 있다. 이은정 대표는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를 통해 피르엠정을 시장에 안착시킬 것"이라며 "후속 희귀질한 치료제를 개발해 제약 사업을 한국맥널티의 차세대 신수종 비즈니스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한국맥널티가 제약 사업을 강화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존 커피 사업과의 시너지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국맥널티는 원두 커피 생산 과정에서 -196도의 극저온에서 커피를 급속 냉동해 원재료의 맛과 영양을 그대로 유지한채 마이크로 단위의 미세한 입자로 결정화시키는 극저온 초미세 분쇄기술(CGMT, Cryogenic Micro Griding Techology)을 보유하고 있다. 이 기술은 제약 사업은 물론이고 요즘 새로 뜨고 있는 간편대용식(CMR·Convenient Meal Replacement)에 응용 가능하다.
한국맥널티는 제약 시장의 성장성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한국맥널티측은 "블럭버스터급 약품의 시장 규모는 수조원대여서 기존 원두커피 시장의 수십배에 이른다"며 "우호적인 시장에 회사의 기존 기술을 활용해 매출을 키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맥널티는 2005년 GMP(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규정) 제약 공장을 인수하면서 시작됐고 이듬해 제약사업부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한국맥널티는 1993년 설립됐고 2015년 커피회사로는 처음으로 코스닥에 상장했다. 커피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160여가지의 커피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맥널티의 '브라질 세라도 NY.2 핸드드립' 원두커피. [사진=한국맥널티] |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