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진에어, 선제적으로 B777 도입, 하와이‧케언즈‧조호바루 운항
LCC들, 연료효율 높인 기종 도입 추진..."싱가포르 등 취항 가능"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저비용항공사(LCC) 비행기를 타고 유럽에 갈 날이 머지않을 전망이다.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몸집을 키워 온 국내 LCC들이 대형항공사(FSC)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중장거리 노선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LCC들의 중장거리 진출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시작됐다. 대한항공 계열 진에어가 대형기인 B777-200ER(393석)을 도입, 업계 최초로 미국 하와이에 비행기를 띄우면서다. 이를 지켜보던 나머지 LCC들도 하루 빨리 중장거리 경쟁에 뛰어들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진에어,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여객기. [사진=각사] |
국내 LCC들은 현재 미래 성장 동력으로 중장거리 노선을 눈여겨보고 있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단거리 노선으로는 지속적인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차별화된 노선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인 항공사는 진에어다. 진에어는 지난 2014년 업계 최초로 B777을 도입, 미국 하와이와 호주 케언즈, 말레이시아 조호바루 등 기존 LCC들이 '멀어서' 가지 못했던 노선들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B777은 유럽이나 미주까지 운항할 수 있는 중대형 기종으로, 최대 항속거리(이륙부터 연료를 전부 사용할 때까지 비행거리)가 1만2610km에 달한다. 국내 LCC들이 가장 많이 운용하고 있는 B737-800(항속거리 5100km)보다 두 배 이상 멀리 날 수 있는 셈이다. 현재 진에어는 해당 기종을 4대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진에어는 지난 6월 신규취항한 조호바루 노선의 탑승률이 최근 80%에 육박하는 등 점차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자 연중운항을 결정하기도 했다. 수요에 따라 B777과 B737을 교대로 투입, 공급량을 조절해 수익성을 높이겠단 전략이다. 여기에는 조호바루에서 육로이동이 가능한 싱가포르에 비행기를 띄우는 LCC가 없어 대체노선으로서의 역할이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하게 작용했다.
하와이 노선 역시 탄력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여름휴가철 등 성수기에 매일(주5편) 운항하고, 비수기엔 감편하거나 운휴하는 방식 등을 통해서다. 또한 가능한 이른 시일 내 B777을 추가적으로 도입해 'LCC 최초 동유럽 운항'을 현실화할 예정이다.
다른 LCC들도 중장거리 노선 확보에 나설 채비를 하느라 분주한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진 않았지만, 일단 연료효율이 높은 항공기를 들여와 운항 가능한 지역의 범위를 넓히겠단 계획이다.
이스타항공은 연내 B737-MAX8 기종을 2대 도입, 본격적으로 중장거리 노선 개척에 나선다. B737-MAX8은 기존 B737-800과 크기와 좌석 수는 비슷하지만 엔진의 연료효율이 약 14% 향상돼 항속거리(6570㎞)가 길다는 장점이 있다. 이 기종을 활용하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나 싱가포르 등 중거리 노선 운항이 가능해진다.
에어부산 역시 내년 하반기를 목표로 A321-200 NEO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종 역시 기존 A321-200과 외형상으론 별 차이가 없지만, 연료효율이 좋아 최대 6시간까지 비행이 가능하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NEO를 들여오면 지금 가지 못하는 싱가포르나 자카르타에 취항할 수 있게 된다"며 "중대형기 A330 등은 2021년 이후 도입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태근 사장은 "2020년 이후 중대형기를 들여와 하와이와 호주 등 장거리 노선 취항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달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티웨이항공도 오는 2021년까지 B737-MAX8 10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티웨이항공 관계자는 "2025년까지 10대의 대형기를 포함한 총 50대의 기재를 갖출 것"이라며 "유럽과 북미 노선까지 전 세계로 뻗어 나가 세계 속의 글로벌 LCC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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