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흑석9구역‧대치쌍용2차 조합에 협조공문 발송
시공사선정 과정 면밀점검..보증금‧이사비 지원 논란
[세종=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과 강남구 대치쌍용2차 재건축 사업이 타격을 입을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이들 재정비사업 조합에 대해 시공사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집중 점검할 예정이라서다.
두 곳 모두 정부가 불법으로 간주한 개발이익보증금이나 고액의 이사비를 제시한 건설사가 시공사로 선정된 사업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이와 함께 용역계약과 회계처리를 비롯한 조합운영 전반을 살필 계획이다.
15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최근 흑석9구역과 대치쌍용2차 재건축 조합에 '조합운영실태 현장점검' 협조공문을 보냈다.
국토부와 서울시가 지난 9일 합동 점검단을 꾸려 서울 재건축‧재개발 조합의 운영실태를 점검키로 한 데 따른 첫 대상지다. 점검단은 시공사 선정절차의 준수여부를 중점적으로 살필 계획이다. 두 조합 모두 시공사선정 당시 잡음이 일었던 사업장이다. 서울시는 조합에 시공사 입찰·선정 관련 서류 제출을 요구했다.
점검단은 회계사와 변호사와 함께 시공사선정 절차뿐만 아니라 용엽업체 선정과 계약, 회계처리, 정보공개현황을 비롯한 조합 운영 상황 전반을 살필 계획이다. 조사는 다음달 초까지 이뤄진다.
흑석9구역(위)과 대치쌍용2차 재건축 조감도 [자료=뉴스핌DB] |
지난 5월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흑석9구역은 동작구 흑석동 일원에 지하 7~지상 25층 21개동 총 1536가구의 새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만 4400억원에 달해 시공사 선정 당시 경쟁사인 GS건설과의 수주전이 치열했다.
당시 롯데건설은 조합원에 1인당 3000만원의 개발이익보증금 선지급을 제안했다. 롯데건설이 재건축 사업으로 조합에 2104억원의 이익을 보장하고 이를 보증하기 위해 조합원당 평균 3000만원의 현금을 지급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를 불법으로 간주했다. 결국 롯데건설은 국토부의 지시로 서울시의 시정조치 명령을 받은 다음에서야 이를 철회했다. 롯데건설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현금을 지급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해 논란을 키웠다. 시공사를 선정한지 3개월이 지났지만 흑석9구역은 시공사와 조합간 이견으로 본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6월 대치쌍용2차 재건축 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조합원당 1000만원의 이사비를 제안해 시공사로 선정됐다. 이사비는 조합원이 이사할 집을 구할 수 있도록 빌려주는 이주비와는 성격이 다르다. 국토부는 실제로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조합원도 많기 때문에 단순 '뇌물'과 성격이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지난 2월 고시된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제34조를 보면 건설사의 입찰서 작성 시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해서는 안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40조를 보면 이를 위반할 경우 시공사 입찰 취소가 가능하다.
건설사들은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 시행 이전에 입찰 공고를 내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단호하다. 도시정비법 제11조제5항은 '누구든지 시공자의 선정과 관련해 금품, 향응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의사를 표시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국토부가 지난해 현대건설이 반포1단지 1‧2‧4주구 조합원에게 1인당 7000만원의 이사비를 제시한 것을 두고 위법으로 판단한 근거다.
흑석9구역과 대치쌍용2차 말고도 서초구 반포1단지 3주구 조합도 점검 대상으로 알려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민원이나 소송이 제기된 사업장이 조사 대상"이라며 "합동점검단에 회계사와 변호사와 같은 전문가를 포함시켜 사업 진행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꼼꼼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