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미국 전기 자동차 업체인 테슬라의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7일(현지시각) 장중 상장 폐지를 검토한다고 밝힌 데 따라 주가가 폭등했다.
이 때문에 테슬라의 유동성 위기와 수익성 악화를 겨냥, 공매도 포지션을 쌓아 올렸던 트레이더들은 삽시간에 눈덩이 손실을 떠안았다.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의 모델3 차량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날 장중 머스크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주당 420달러의 가격에 테슬라의 상장을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자금은 확보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발언은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부펀드가 테슬라 지분을 3~5% 가량 사들였다는 소식이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전해진 가운데 나온 것이다.
테슬라는 뉴욕증시의 대형주 가운데 공매도 투자자들의 집중 타깃이 된 지 오래다. 적자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다 턴어라운드를 위한 야심작 모델3의 판매가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하락 베팅이 봇물을 이뤘다.
여기에 유동성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주장이 투자자들 사이에 꼬리를 물면서 테슬라 경영진과 주가는 몸살을 앓았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투자 소식과 함께 나온 상장 폐지 발언은 이 같은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주식시장에 공개된 기업으로, 매 분기마다 실적에 대해 쏟아지는 따가운 평가와 출렁이는 주가 관리에 따른 부담을 내려 놓고 싶은 속내를 드러냈다는 얘기다.
머스크 CEO의 트윗이 공개되면서 진의 여부를 놓고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던 투자자들은 테슬라 ‘사자’에 잰걸음을 했다.
상장 폐지 가격으로 제시된 420달러가 이날 장중 주가인 367달러에 비해 현격하게 높기 때문. 매수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테슬라 주가는 7% 이상 랠리했다.
반면 공매도에 나섰던 트레이더들은 곡소리를 냈다. 주가가 떨어질 때 수익률을 창출하는 공매도 거래의 특성 상 주가 상승은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
시장조사 업체 S3 파트너스에 따르면 장중 테슬라 상승률인 7.4%를 기준으로 공매도자들의 평가 손실이 8억8400만달러에 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테슬라의 공매도 물량은 3500만주에 이른다. 연초 이후 이들의 평가 손실은 24억달러로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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