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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대 불탄 BMW..."판매중단하면 캐피탈 회사 위험"

기사입력 : 2018년08월07일 16:14

최종수정 : 2018년08월07일 16:14

판매감소에 영업중단되면 6470억 대출채권 부실화
중고차 가격 하락에 운용리스채권 매각손실 발생 가능성 ↑
BMW파이낸셜 채권투자자도 신용리스크 노출

[서울=뉴스핌] 김지완 기자 = 잇따른 화재사고로 최악을 맞이한 BMW 사태가 판매중단으로 번지면 계열 금융사가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BMW파이낸셜코리아서비스(이하 BMW파이낸셜)는 딜러에게 차량구매대금, 운전자금 등을 빌려주는 캐피탈 회사다. BMW가 판매중단이 되면 대출채권이 부실채권이 될 수 있다. 또 BMW파이낸셜이 보유중인 다량의 운용리스채권이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매각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MW파이낸셜이 보유중인 운용리스채권과 대출채권은 지난 1분기 기준 각각 2조851억원, 647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BMW 차량 구매자들에게 할부금융을 제공할 목적으로 지난 2001년 7월 설립됐다.

올해 들어 BMW 차량 화재 사고는 32건이다. 이 가운데 19대가 520d 모델로 집계됐다. BMW는 리콜 대상으로 분류된 42개 차종, 10만6000대에 대해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 중이다.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한 BMW 520d.[사진=국토교통부]

사태가 장기화되면 대출채권 부실화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이 제기됐다.

황철현 나이스신평 신용평가본부 금융평가2실장은 "대부분의 수입차 딜러들은 건물 하나를 보유중인 건물주"라면서 "이들은 캐피탈사로부터 돈을 빌려 차량을 구매하고, 매장을 운영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BMW 사태로 판매실적 둔화에 따른 딜러 수익성 악화, 브랜드가치 하락 등이 계속되면 장기적으로 대출채권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평사들은 BMW 상황이 추가로 악화되면 신용등급 강등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나이스신평 측은 "이번 사태는 지난 2016년 폭스바겐 사태와 흡사하다"면서 "다만 그 때와 딱 하나 다른 점은 폭스바겐은 판매중단을 결정했고, BMW는 신차를 계속 팔면서 문제가 된 차종의 리콜만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비교했다. 이어 "만약 상황이 더 악화돼 BWM가 영업중단까지 간다면, 딜러 대출채권 부실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과거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처럼 BMW파이낸셜의 신용등급을 강등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2016년 7월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장기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고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했다. 이듬해 1월 A+/Negative(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폭스바겐은 배출가스 및 소음 관련 시험성적서를 조작해 이슈 차량에 대한 판매 중단에 들어갔다.

또 다른 문제는 BMW 리스고객들이 운행 차종의 연이은 화재사고로 계약 종료 후 리스승계를 거부하는 경우다. 이 경우 캐피탈사는 계약상 사전에 책정해 놓은 중고차 대금을 고객에게 지불하고, 중고차를 팔아 차량 대금을 회수한다. 즉 중고차 가격이 떨어지는 만큼 캐피탈사는 손해를 보게 된다.

황 실장은 "중고차 가격 하락으로 장래 매각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부분은 신용평가항목에도 포함돼 신용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아이러니한 것은 중고차 가격 하락을 캐피탈사가 주도할 수도 있다는 것. 한 BMW 딜러는 "캐피탈사들은 3년 뒤 리스계약 종료 뒤 예상되는 중고차 가격으로 리스 금액을 산정한다"면서 "이번 사태로 할부금융사들은 리스계약을 체결할 때 새로운 BMW 중고차 가격을 산정할 가능성이 높다. 감가상각률을 높여 기존보다 낮은 중고차 가격을 책정한다면 BMW 중고차값 하락이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BMW 사태가 국내 금융사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BMW가 판매한 차 10대 중 6대 정도만 BMW파이낸셜에서 할부금융 계약이 체결되고, 나머지 4대는 BNK캐피탈 또는 하나캐피탈 등과 계약이 이뤄졌다"면서 "BMW파이낸셜 물량 몰아주기로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내 할부금융사"라고 분석했다.

채권투자자도 좌불안석이다. 황철현 실장은 "BMW파이낸셜이 폭스바겐파이낸셜처럼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면, 채권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신용리스크가 발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MW파이낸셜은 지난해 3월 3년물 채권(BMW파이낸셜서비스5) 1200억원 어치 발행했다. 이 채권은 지난 5월15일 국고채와 스프레드가 0.360bp에 불과했으나 지난 6일 0.419bp까지 확대됐다.

swiss2pac@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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