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국제 유가 조만간 90달러 돌파 예상..이란 경기 침체 경고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핵 협정 파기에 이어 미국이 이란 제재를 복원시킨 데 따른 파장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국제 유가가 조만간 배럴당 90달러 선을 뚫고 오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란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이어졌다.
이란 리알화(좌)와 달러화(우)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이란 통화 리알화가 폭락하는 가운데 금으로 자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국제 금속 가격 역시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해 가파르게 뛸 것이라는 전망이다.
6일(현지시각)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15년 핵 협정 체결과 함께 중단된 이란 제재를 재개했다.
이에 따라 7일부터 이란의 달러 거래가 금지되고, 이란산 원유와 금속 상품, 자동차 거래도 차단된다. 아울러 유전과 가스전 개발을 위한 투자도 가로막힌다.
앞서 1단계 제재를 통해 이란과 거래하는 제3국을 겨냥했던 미국은 이번 제재에서 이란의 석유 산업과 금융시스템을 정조준했다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파장은 당장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월가는 국제 유가와 금속 상품이 상승 압박을 받는 한편 이란 경제와 금융시스템이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이날 에너지 애스펙트의 앰리타 센 원유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이란 제재에 따른 유가 급등이 당장 가시화될 것”이라며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90달러 선을 뚫고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과거 이란 제재 당시 원유 수출 규모가 절반 가량 급감한 바 있다. 이번에는 중국이 이란으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가 고개를 들었지만 중국 측은 이 같은 추측을 부정했다.
모간 스탠리는 보고서를 통해 4분기까지 이란의 원유 수출이 하루 100만배럴 이상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란은 비상 사태다. 지난 2015년 제재 해제에 따라 2016년 12.5% 급성장했던 이란 경제는 다시 침체 위기로 내몰렸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란 중앙은행은 연초 도입했던 금융시장 규제를 대부분 철회했다. 리알화가 사상 최저치로 폭락, 1달러 당 무려 11만1000리알에 거래되면서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데 따른 대응이다.
연이어 치솟는 실업률과 두 자릿수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이란 주요 도시 곳곳에는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 년간 반복된 제재로 인해 인프라 투자가 급감한 데 따른 상수도와 전력 공급 부족은 이란의 열악한 경제적 현실을 보여주는 또 다른 단면이다.
월가 투자은행(IB) 업계는 제재로 인한 충격이 본격화되면서 이란이 총체적인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잿빛 전망이 꼬리를 물면서 이란의 금값은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경기 불황 리스크와 리알화 폭락에 투자자들이 금 매입에 경쟁적으로 나선 결과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