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ㆍ미래에셋 반년 넘도록 라이선스 못 받아
[서울=뉴스핌] 전선형 기자 =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중국 사모펀드 시장 진출에 고전하고 있다. 판매자 자격을 신청한 지 반년이 넘었지만, 중국 금융당국이 차일파일 미루며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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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지난달 초 금융감독원에 중국 자산운용사 등록을 위한 확인 서류를 요청했다. 중국당국이 요구한 사모펀드 라이선스(자격) 관련 추가 서류제출을 위해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한화자산운용이 국내서 발급 받아야하는 서류요청을 해왔다”며 “사모펀드 중국 진출 관련해선 지난해 금감원에 신고를 했고, 그 뒤로 추가적인 서류나 확인이 필요할 경우 서포트를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중국에 '외자독자회사(WFOE: Wholly Foreign Owned Enterprises)' 설립 후 사모펀드관리기관(PFM) 등록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에 사모펀드 운용사를 설립하기 위해선 중국당국으로부터 법인 자격을 주는 'WFOE'를 먼저 받고, 중국 자산관리협회(AMAC)에 사모펀드관리기관(PFM) 등록을 해야 한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상반기 PFM 등록까지 완료해 사모펀드를 설정하고 판매했어야 하지만, 중국 금융당국에 허가가 나지 않아 대기중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중국 사모펀드 시장 진출을 준비했지만 아직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상해에 법인이 있어 따로 WFOE를 신청할 필요는 없었고, PFM 신청을 해놓고 기다리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라이선스 신청은 했으나 아직 대기중”이라며 “기한이 얼마나 걸릴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지난해 중국 펀드시장 개방 정책을 내놓으면서 외국자본이 단독법인 형태로 사모펀드 운용사를 설립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전에는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중국에서 사업하기 위해서는 합작회사를 설립해야만 했지만 100% 법인을 설립할 수 있게 하면서 피델리티와 맨그룹 등 글로벌 운용사들도 앞다퉈 중국 사모펀드 시장에 진출했다. 국내 운용사도 글로벌 움직임에 따라 지난해말 진출에 나섰다.
국내 운용업계에선 한국기업에 대해 유독 까다로운 심사 이유를 ‘한한령’ 때문으로 설명한다. 한한령이란 2016년 7월 한국의 사드(THAADㆍ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확정된 후부터,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중국 정부가 한국 가수는 물론 한국기업의 진출을 금지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직 항공 및 게임 업계에서도 한한령이 완벽히 풀리지 않아 고전을 겪고 있는 상태”라며 “특히 규제산업인 증권ㆍ자산운용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권 관계자도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삼성증권도 한화와 미래에셋과 함께 진출을 추진했으나 당시 중국당국 움직임 등을 감안해 좀 더 시간을 두고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금융당국이 라이선스 허가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inthera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