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북한 비판부터 트럼프 향한 냉소, 질책으로 떠들썩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북한이 평양 외곽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지속적으로 제조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미국 정계가 요란해졌다.
김정은 정권을 비난하는 발언부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대한 질책까지 정치권이 입을 열면서 워싱턴이 떠들썩하다.
작년 3월 18일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에서 탄도미사일 엔진 지상분출 시험을 실시했다.[사진=노동신문] |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사일 개발 중단을 명시적으로 약속한 바가 없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를 위반한 것으로 간주하기 어렵다는 것이 외신들의 판단이다.
또 북한이 ICBM 생산을 앞으로도 지속할 여지가 높다는 데 군사 전문가와 미국 언론들이 의견을 모으고 있다.
중국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흔드는 것으로 보인다는 발언 이외에 어떤 구체적인 대응책이나 입장도 내놓지 못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일(현지시각) 미국 의회전문지 더 힐에 따르면 정치권이 북한의 ICBM 개발 소식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냉소와 힐난을 쏟아내고 있다.
댄 설리번(알라스카, 공화) 상원의원은 더 힐과 인터뷰에서 “북한은 3대에 걸쳐 약속을 불이행하고 있다”며 “이는 커다란 골칫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상황을 정확히 직시해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 여전히 신뢰를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냈다.
밥 코커(테네시, 공화) 상원 외교위원장은 “한반도 지정학적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며 폼페이오 팀의 험로를 예상했다.
민주당도 가세했다. 벤 카딘(메릴랜드, 민주) 상원의원은 “북한의 움직임은 전혀 놀랍지 않다”며 “김 위원장에게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전문가들의 판단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군사 행위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고, 도발 가능성을 차단해야 했지만 이 같은 결실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며 “북한이 핵 동결과 상관 없는 쟁점으로 변죽만 울리는 상황은 커다란 문제”라고 강조했다.
팀 케인(버지니아, 민주) 상원의원 역시 “북한의 ICBM 생산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지난주 의회 증언에서 북한과 합의 내용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내용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을 과대 포장했다”고 비판했다.
전날 백악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하루 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며 상황을 수습하려는 움직임을 취했다.
하지만 앞서 워싱턴 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석에서 참모들에게 북한의 비핵화가 가시화되지 않는 데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고 보도, 대중들 앞에서 느긋한 표정과 달리 타들어가는 속내를 공개했다.
또 이번 ICBM 개발 소식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둘러싼 회의론에 설득력을 실어줬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