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유무역을 실현하기 위해 관세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크 A. 디센 칼럼니스트는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게재한 칼럼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합의 내용을 언급하며 "비평가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보호주의자가 아니다"면서 "급진적인 자유무역 아젠다를 진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농촌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해 26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일대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이 한 집회에서 '우리 농민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적힌 모자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5일 트럼프 대통령과 융커 위원장은 EU와 미국의 무역휴전을 발표하고 양측간 존재하는 대부분의 무역 장벽을 완전히 제거하기로 약속했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무(無) 관세와 무 비(非)관세장벽, 비자동차 산업 제품에 대한 무 보조금을 향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캐나다 퀘벡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관행을 놓고 동맹국들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불필요한 무역전쟁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시행은 자유무역을 앞당긴 셈이 됐다는 설명이다. 방위비 지출과 관련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을 비판했지만, 이는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으로 이어져 결국엔 나토를 강하게 만들었다고 디센 칼럼니스트는 분석했다.
디센 칼럼니스트는 "트럼프는 대부분의 교역국이 자우무역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역국이 자국의 특정 산업을 미국의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면서도 미국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관리된 무역'을 원한다는 걸 트럼프 대통령도 인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주 초 집회에서 관세를 제로(0)로 만들기 위한 자신의 전략을 이렇게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다시피, 다른 나라는 우리에게 관세를 부과한다. 그래서 내가 '음, 그들에게 관세를 부과할거야'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가 관세를 사용한다'고 모두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EU에) '당신은 변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들은 변화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알겠다. 좋다. 우리는 당신의 차에 관세를 부과할 거다'라고 말하자 그들은 '우리가 언제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우리가 언제 그곳에 갈 수 있을까?', '내일 괜찮아?', 오, 여러분, 우리와 함께 있으세요, 우리 곁에 있어주세요(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디센 칼럼니스트는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무역 전략이 정당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U는 미국과 무관세를 협상하기로 했을뿐 아니라 미국산 대두를 즉시 더 사들이기로 했다. 이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340억달러 규모 중국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은 대두를 포함한 미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겼다. 중국은 자국이 미국산 대두의 유일한 대규모 수입국이라는 점을 알고 있으며 미국산 대두의 96%가 트럼프 대통령의 표밭인 18개주에서 재배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같은 중국의 관세로 농민들은 트럼프에게 화가 났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농가에 대한 120억달러 지원을 약속했으며 중국 관세 영향에 대처하기 위해 EU에 도움을 요청한 상황이라고 디센 칼럼니스트는 설명했다.
이번주 초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관세는 위대하다"며 "무역에서 미국을 불공정하게 대한 나라는 공정한 거래를 하거나 관세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그만큼 단순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디센 칼럼니스트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며 "무역에서는 모든 것이 합의될 때까지 아무것도 합의된 게 아니다. 하지만 이것은 놀라울정도로 긍정적인 첫 단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무역전쟁을 통해 유럽과 중국의 무역장벽을 무너뜨리는 데 성공한다면, 그는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유무역 대통령 중 한명이 될 수도 있다"고 칼럼을 마쳤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