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산 수입차 관세 보류
세계증시, 3월 중순 이후 최고
유럽 자동차지수 2% 급등...유럽증시 상승
미-중 무역전쟁 우려 지속되며 중국 증시는 하락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무역전쟁이 휴전에 돌입하면서 유럽증시가 상승 출발해, 세계증시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 우려, 세계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 일부 부진한 기업 어닝 등으로 증시의 추가 상승은 억제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회담 후 자동차를 제외한 모든 제품에 무관세 원칙을 확인하고 이미 부과한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 문제도 해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해, 대서양을 사이에 둔 미국과 EU가 무역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이날 유럽증시는 초반 거의 모든 섹터가 상승하며, 범유럽지수가 0.5% 가량 오르고 있다. 특히 자동차지수는 2% 급등했으며, 수출주와 자동차주가 대거 포진해 있는 독일 DAX 지수는 일시 1.4% 뛰었다.
독일 DAX지수 1개월 추이 [자료=블룸버그 통신] |
이에 따라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가 3월 1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시 상승에 힘입어 미국과 유럽의 국채 수익률도 상승했다. 유로존 채권시장 기준물인 독일 10년물 국채인 분트채 수익률은 1개월 만에 최고치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하지만 아시아증시는 중국증시를 필두로 부진한 양상을 보였다. 중국 상하이종합주가지수는 0.7%, 블루칩 지수는 1.1% 하락했다.
이에 따라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지수는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미국과 EU의 무역 갈등이 극적으로 완화되면서, 이제 미국의 칼날이 중국을 집중 공격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또한 세계 최대 스마트폰용 칩 제조업체인 미국의 퀄컴이 9개 관련국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의 승인을 얻지 못해 네덜란드 NXP반도체 인수 계획을 포기해, 퀄컴이 무역전쟁의 희생양이 됐다는 관측이 확산됐다.
경제성장 우려도 지속되고 있다. 로이터폴에 응답한 이코노미스트들은 세계 경제성장세가 고점을 찍었으며 보호무역주의가 심각한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역전쟁 여파는 이미 일부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자동차회사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는 모두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으며, 독일 다임러는 미국과 중국 간 관세 공격으로 2분기 순익이 30% 감소했다고 밝혔다.
성장 둔화를 경고한 후 시간 외 주가가 24% 급락한 페이스북도 기업과 투자자들이 직면한 리스크를 반영했다.
이에 따라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이 0.2% 하락하며, 뉴욕증시의 하락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으로 옮겨가고 있다. 미국과 EU 관계가 개선된 만큼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점진적인 테이퍼링 계획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은행이 경기부양책을 예상보다 빨리 철회할 수 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시장은 오는 30~31일 일본은행의 금융정책위원회 회의 결과도 주시하고 있다.
트럼프와 융커 회담 결과에 유로가 미달러 대비 상승하면서, 달러는 주요 통화 대비 하락하고 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가 자국 유조선에 대한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를 통한 원유수송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이 3일째 상승하며 배럴당 1% 이상 오른 74달러68센트트로 10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g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