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이 21일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 미일 양국에게 최선"이라고 밝히면서 미일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검토하고 있는 자동차 관세법에 대해서도 "일본 자동차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내용을 끈질기게 설명해가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 관방장관 [사진=블룸버그] |
◆ 대미무역, FTA와 관세에서 "끈질기게 설득"
일본 정부는 이달 말에 미국 측과 '자유롭고 공정하며 상호적인 무역을 위한 협의(FFR)'를 열 예정이다. 이는 지난 4월 열린 미일 정상회담서 신설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경제 재정·재생상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참석한다.
미국 측은 FFR에서 일본에 양자간 FTA를 요구할 전망이다. 미국은 FTA를 통해 미국산 농축산품 관세를 철폐하려하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일본과 유럽연합(EU)이 경제동반자협정(EPA)를 체결함에 따라 미국 측은 한창 더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스가 장관은 미국의 TPP 복귀를 요청하는 듯한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미일 양국에 있어서 TPP가 최선"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산 자동차에 고율관세를 물리겠다고 한 점에 대해서는 일본 자동차 산업이 미국 경제에 기여하는 바를 "끈질기게 설명해 가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기자회견을 통해 "미래를 응시한 개혁"을 언급한 데 대해 스가 장관은 내년 일본 덴노(天皇·일왕)의 퇴위로 헤이세이(平成·현재일본연호) 시대가 끝난다며 "커다란 분기점이 오는 것에 대해 결의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잃어버린 20년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며 "헤이세이(平成·현재일본연호)의 다음 세대, 또 그 다음세대를 위해 일본의 경제사회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9월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에 대해선 "매미소리를 들으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하는 데 그쳤다.
스가 장관은 아베 총리가 총재선거에 출마할 거라 본다며 "서일본 폭우재해 대응이 마무리 돼 이재민 문제가 해결될 즈음 출마표명을 할 거라 본다"고 말했다.
◆ 스가장관, 北에 "납치문제 결단 기대"
스가 장관은 제2차 아베내각 발족 이후 5년 반 동안 관방장관을 맡았다. 그는 지금까지 "경제·안전보장의 재생을 우선해왔다"며 "일본 경제가 아베노믹스로 인해 디플레이션이 아닌 상태까지 겨우 도달했다"고 말했다.
아베노믹스는 일본은행(BOJ)의 금융완화를 축으로 한다. 그는 구로다 하루히코(黒田東彦) BOJ총재에 대해 "전면적으로 신뢰하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10월 실시될 예정인 소비세 10% 증세(현행 8%)에 대해선 "증세의 악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한 대책을 마련하고 싶다"면서도 구체적인 조치의 규모에 대해선 함구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6월 북미 정상회담으로 양국이 상호불신의 틀을 벗어나는 등 커다란 돌파구를 열었다"며 "납치문제에 있어서도 결단을 기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북일 정상회담에 대해선 "현 시점에선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아베 총리는 어떤 작은 기회라도 반드시 살려내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kebj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