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점 둔화·폐점 증가에 최저임금 여파로 편의점주 급락
무역전쟁에 중국인 소비심리 위축..백화점·면세점도 타격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편의점과 백화점 유통기업 주가가 잇단 악재에 흔들리고 있다. 경기 위축으로 소비 심리가 떨어지자 유통기업이 타격을 받을 것이란 우려가 커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도 유통주(株)에 악재로 반영되는 분위기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편의점과 백화점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유통기업 주가가 연중 최고치 대비 30% 안팎 하락했다. 유통주 대부분이 연중 신저가 수준이다.
특히 편의점들 주가가 급락했다. GS리테일은 지난 20일 종가 기준으로 2만7750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28일 기록한 연중 최고치(4만5200원) 대비 38.6%(1만7450원) 폭락한 금액이다. 두달새 시가총액이 3조4804억원에서 2조136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편의점 사업 1위인 BGF리테일은 지난 1월 최고 22만7000원을 돌파했으나 지난 20일에는 이 보다 34.1%(7만7500원)원 빠진 14만9500원에 거래됐다. 이마트는 연중 최고 32만3500원에서 29.8%(9만6500원) 빠진 상태다.
최근 3개월간 코스피 지수가 최고 2515.38에서 2289.19로 8.9%포인트 하락한 것과 비교해 유통주들의 낙폭이 크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도 901.22에서 791.61로 12.1%포인트 하락했다.
물론 주가 하락의 배경은 실적 부진이다. GS리테일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를 17% 밑돌았다. 2분기 실적도 지난해 수준에 불과하다. 이마트와 BGF리테일도 편의점의 신규출점 둔화 및 폐점 증가, 소비심리 위축으로 외형 확장에 부담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은 유통주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유로 꼽힌다. 내년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10.9% 인상된 8350원에 최근 결정됐다. 편의점에서 일하는 근무자는 대부분 최저임금을 적용받아 이번 인상안에 큰 영향을 받는다. 가맹점 매출 및 신규 출점이 줄면 편의점 유통기업도 매출 확대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는 백화점과 면세점 기업도 비슷하다. 현대백화점 주가는 지난 6월 최고 12만1000원을 찍은 뒤 지난 20일 종가는 9만6200원으로 하락했다.
신세계는 47만원까지 오르며 50만원에 진입을 노렸으나 최근 30만원선으로 내려앉았다. 롯데쇼핑은 26만원선에서 19만원대로 몸값이 낮아졌다.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 위축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중국인 소비가 줄어들 여지가 커졌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편의점 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을 전망”이라며 “경기가 위축된 데다 점포의 공급 과잉도 불거져 편의점 유통기업들이 성장성에 고민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6월까지 국내 5대 편의점의 순증 점포 수는 전년동기 대비 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폐점은 50% 증가했다”며 “출점 둔화를 기존 점포의 매출을 늘려 메워야 하는데 쉽지 않고 경기 둔화,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악재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고 말했다.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