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외신출처 로이터

속보

더보기

美 이주자 보호소 실태 '열악'…"냉동고같아 아이들 끌어안고 체온 나눠"

기사입력 : 2018년07월19일 10:05

최종수정 : 2018년07월19일 15:25

[서울=뉴스핌] 조재완 인턴기자 = "한 번에 한 명만 안아 따뜻하게 해줄 수 있었어요. 안아주지 못한 아이는 너무 추워했죠."

두 아들과 함께 텍사스주 라레도 소재의 미국 관세국경 보호청(CBP)에 구금된 이주자 카렌(Karen)은 법정에 낸 성명서에서 이같이 진술했다. 카렌 가족은 갱단의 폭력을 피해 온두라스를 떠나 미국으로 향했지만 이번엔 추위와 싸워야 했다. 그는 보호소에 구금된 지난달 내내 매트리스도 없는 딱딱한 유치장 바닥에서 잠을 자며 추위에 떨었다고 회상했다.

격리 수용됐던 6살 아들을 다시 만난 여성이 아들을 끌어안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카렌의 사례를 비롯해 이주자 보호소의 처참한 실태를 전한 증언은 이번주에만 200건이 넘는다. 불법 이주로 구금된 아이들의 환경을 개선할 것을 촉구하는 장기 소송전에서 진술됐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카렌 가족처럼 미국 국경을 불법으로 넘거나 국경에서 망명 신청을 한 이들은 주로 장기 보호소로 이송되거나 풀려나기 전 CBP 같은 시설에 보내진다.

캘리포니아주 산 이시드로의 한 시설에서 머물렀다는 멕시코 출신 사라핀(Sarafin)은 음식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성폭행 및 가족살해 협박을 받아 아이를 데리고 미국으로 도망쳤다. 사라핀은 "제대로 먹질 못해 모유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딸은 늘 배가 고파 울었다"고 진술했다.

마이라(Mayra)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가족들과 함께 애리조나 노갈레스 보호소에 구금된 후 9살 아들이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곳 아이들이 부모와 강제 격리되는 걸 목격한 후부터다.

마이라는 "누군가 사슬에 묶여있는 걸 아이가 봤다. 내게 '엄마도 저렇게 묶이냐'고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이는 우리가 미국에 언제 도착하는지 계속 물었다. 미국에만 도착하면 그런 대우를 받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거다. 차마 아이에게 우리가 이미 미국에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 "부모와 아이 격리?…이미 오래 된 얘기"

이런 이야기는 아주 오래전부터 나왔다. 1985년 당시 불법 이민 아동이었던 15세 소녀 제니 L.플로레스(Jenny L. Flores)를 대표해 변호사들은 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997년 구금된 이주자 아동들에 대한 '인도적 대우' 기준이 마련됐고 아이들의 신속한 석방 명령이 떨어졌다.

17살 딸 다이아나와 재회한 엘 살바도르 출신 여성 이사벨라.[사진=로이터 뉴스핌]

원고 측은 이번주 미국 각 주의 이민자 보호소에서 이 같은 기준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의 문서를 제출했다. 아이들의 신속한 석방 역시 이뤄지고 있지 않다는 지적과 함께 보호소 구금자들의 진술도 담겨 있다.

플로레스 사건의 원고 측 변호인 대표 피터 셰이(Peter Schey)는 "대부분 3일에서 6일간 CBP에 구금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바로 전월 평균 2~3일이던 보호 기간이 계속해서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CBP가 사건을 회부한 법무부는 로이터통신의 해명 요청에 답변을 거부했다. CBP는 과거 보호소 시설 여건을 옹호한 바 있다. 헨리 모크 주니어(Henry Moak Jr.) CBP 청소년 담당자는 "시설 내 모든 미성년자를 존엄하게 대우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해명했다.

그는 구금자들에 "충분한 식사와 간식, 식수는 물론, 화장대와 세면대 등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 각 방 온도 역시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최악의 보호소 환경…불법 이민 구금자들, "냉동고·개집 수준"

이민자 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은 수년간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주자 가족 격리 수용 정책에 여론의 관심이 집중돼 있으나 사실 불법 이주자들을 '비인도적'으로 대우하고 있다는 지적은 수십년 전부터 제기됐다.

비록 일부는 보호소 환경이 '적절했다'고 답했으나 구금자 대부분은 '너무 춥고, 음식이 턱없이 부족하며, 아이들과 격리되고, 침구도 없이 한 방에 사람들은 대거 밀어 넣는다'고 묘사했다. 또 사생활이 전혀 보장되지 않고 24시간 밤낮없이 불이 켜져 있을 뿐만 아니라 화장실은 비위생적이라고 진술했다.

제임스 톰쉑(James Tomsheck) CBP 전 사무처장은 보호소가 "단기 체류용으로 설계됐기 때문"이라며 "임시 수용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시설인데 사람들을 장기간 데리고 있다 보니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너무 추워서 스페인어로 '아이스박스(휴대용 냉동상자)'를 뜻하는 "이엘레라(hielera)"로 불릴 정도다. 실내 구획이 나눠진 대형 시설은 "페레라(pererra)"로 불린다. '개집'이란 뜻이다.

캘리포니아주 출라 비스타에 구금됐던 레이디(Leydi)는 어린 아이들이 금속 울타리 너머 부모를 만지는 것을 목격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최대한 가까이 가려고 했고, 아이들은 손을 뻗으려고 펜스에 기대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도 보호소 직원들은 아이들을 떼어놓고 엄마들에게 소리 지르기 일쑤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들과 떨어진 여성이 "아들을 돌려주세요." 피켓을 들고 호소하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chojw@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