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러시아 언론과 정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핀란드 헬싱키에서 개최된 미러 정상회담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성공적인 첫 걸음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후 정계와 언론으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두둔했다며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 이제 러시아 정치인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주류세력에 맞서 러시아와의 약속을 지키는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푸틴 지지자들이 보기에 참모들의 조언을 무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야말로 이번 정상회담의 큰 성과다.
러시아 하원 듀마의 유라시아통합위원회 위원장인 레오니드 칼라슈니코프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양국 정상회담을 줄곧 기대했다. 그가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약속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는 것 자체로 러시아의 승리”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은 2014년 크림반도 병합 이후 애국주의 열풍이 불며 치솟았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에게도 개인적 승리다. 경기침체와 퇴직연령 상향 움직임 등으로 최근 수개월 간 푸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약 50%로 20% 가량 떨어졌다.
하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푸틴 대통령은 국제무대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재정비하고 세계 최강국 정상과 마주해 국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지도자의 이미지로 거듭났다.
러시아의 저명 정치학자이자 하원 의원인 뱌체슬라프 니코노프는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붕괴했고 국제적으로 고립됐다는 말이 많은데, 이번 회담을 통해 세계는 러시아와 미국, 2개 강대국의 대화에 좌지우지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제 러시아 정부는 워싱턴 정계의 역풍에 맞서 러시아와 관계 개선 약속을 지키라고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할 전망이다.
푸틴 대통령은 16일 TV 인터뷰에서 곧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오는 11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와 12월에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다시 만나게 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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