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반도체 맹주 삼성, 올해 '파운드리 세계 2위' 도약
파운드리, 4차 산업혁명 시대 필요한 핵심 사업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에 승부를 걸었다. 올해 파운드리 사업에서 매출 100억달러(한화 11조원)을 달성, 세계 4위에서 2위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다. 이재용 부회장의 구상대로 파운드리 부문에서 성과를 낼 경우,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함께 파운드리에서도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춰 세계 1위 종합 반도체 회사 입지를 더욱 굳건히 다질 것으로 기대된다.
◆ 삼성, 메모리 반도체 '맹주'에서 '파운드리' 강자로 부상
이재용 부회장이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는 파운드리 사업은 제품(반도체) 설계를 외부에서 받아 이를 생산하는 위탁사업을 말한다.
현재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절대강자는 대만의 TSMC다. 전세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파운드리 사업에 처음 진출했다. 진출 2년만인 2007년 애플에 아이폰용 모바일 프로세서를 공급하는 성과를 올렸다. 2015년에는 TSMC가 납품하던 애플 물량을 수주받아 경쟁구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히, 10nm 핀펫(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한 입체구조) 공정부터는 TSMC를 추월해 세계 1위의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다. 나아가 올해 2월 경기도 화성 반도체 단지의 신공장을 극자외선(EUV) 전용라인으로 구성해 본격적인 7nm 공정시대를 선언했다.
이 과정에서 TSMC에 대한 비장의 무기로 고성능·초슬림 구현에 유리한 팬아웃패널레벨패키지(FOPLP) 솔루션도 꺼냈다. FOPLP는 같은 면적에서 더 높은 성능의 반도체를 구현할 수 있도록 입출력(I/O) 배선을 칩 밖으로 빼내는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솔루션의 일종이다.
이상헌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마케팅팀장(상무)은 "삼성전자는 핀펫 기술 영역에서 세계 1위를 차지, 14nm 핀펫 공정에서 퀄컴·애플 등의 물량을 수주해 큰 성과를 낸 바 있다"며 "10nm 핀펫 공정에서도 세계 1위로 자리를 잡았고, 300·200mm 공장과 테스트·패키지 시설까지 한 번에 제공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 올해 세계 2위 파운드리 도약…'종합 반도체회사' 입지 다진다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급격한 성장이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융복합 산업이 크게 발전해 주문형 반도체(ASIC)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서다.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647억3700만달러(한화 73조원)에서 2021년에는 824억8700만달러(한화 92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삼성전자는 그간 미세공정 경쟁력을 통해 메모리 반도체 외 이미지센서 등의 비메모리 반도체를 양산해 파운드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집중해왔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TSR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세계 이미지센서(CMOS) 시장에서 21.3%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했다. 이는 2016년 대비 2.4%포인트(p)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차세대 반도체인 eM램(Embeded 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eMRAM)에 대한 양산기술을 확보, 파운드리 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파운드리 사업에 eM램을 활용하기 위해 팹리스 업체(반도체 생산라인이 없는 설계업체)들과 지속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왔다. eM램은 낸드플래시보다 쓰기속도가 약 1000배 빠르고, 저장된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정은승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는 무엇보다 (디자인하우스, 팹리스 업체들과)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미래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세계 최고의 기술을 개발, 최근 자성물질을 통해 28nm 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eM램을 제품으로 만드는데 성공해 지금 양산을 목전에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은 올해 647억3700만달러(한화 73조원)에서 오는 2021년에는 824억8700만달러(한화 92조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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