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침수 지하철역 1호선 금천구청역, 3·4호선 충무로역
금천구청역, 근본 배수 문제 해결 안돼...충무로역도 조치 미비 지적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본격적인 장마, 태풍 시즌에 접어든 가운데 지난해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서울시내 지하철역들의 대비가 미흡한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코레일, 서울교통공사 등에 따르면 지난해 집중호우로 선로나 역사에 물이 차 승객이 불편을 겪은 서울시내 지하철역은 1호선 금천구청역, 3·4호선 충무로역이다. 두 역 모두 지난해 7월 10일 시간당 40mm이상의 폭우가 쏟아지며 침수피해를 입었다.
시민들이 우산을 쓰고 출근하고 있다. 2018.06.26 deepblue@newspim.com |
하루에 2만여 명 이상이 찾는 1호선 금천구청역은 당시 선로가 침수돼 약 13분 간 전동차 운행을 멈추고 안전점검을 진행했다. 점검을 마친 후에도 약 15분 간 평소 속력(시속 80∼100km)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시속 15km로 서행하며 퇴근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후 운영사인 코레일은 양수기 2대를 추가 설치하고 이를 이용한 복구 훈련을 올 상반기에 치르는 등 대비에 나섰다. 그러나 금천구청역 침수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배수로 문제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금천구청역의 배수로는 안양천으로 이어져 있어 안양천의 수위가 높아질 경우 원활한 배수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역류 가능성도 있다. 이에 코레일은 배수로 방향을 가까운 빗물 펌프장으로 바꾸는 방안을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요청한 상태지만 아직 설계 단계에 그쳐 본격적인 공사 시작은 내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금천구청역 침수 문제는 배수로 공사가 근본적인 해결책"이라며 "침수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평균 7만여 명의 시민이 이용하는 3·4호선 충무로역의 경우 당시 5·6·7번 출구 입구에 물이 들어차 시민들이 모래주머니를 밟고 통행하는 불편을 겪었다. 운영사인 서울교통공사는 배수구와 배수로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집중호우로 인해 배수 용량을 일시적으로 넘어선 것으로 판단,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다만 폭우 예보에 따라 역 직원들이 수시로 배수구를 점검하며 침수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 공사 측 설명이다.
공사 관계자는 "(침수가 발생했던)그날 이후에는 비슷한 양의 비가 와도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면서도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배수 관리에 더욱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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