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강력한 확장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가 무역전쟁이 전면화될 경우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 미국이 불 붙인 관세공격에 중국이 똑같이 응수한 후, 중국 상무부는 성명에서 “미국이 경제 역사에서 최대 규모의 무역전쟁에 도화선을 붙였다”고 비난했다.
미셸 마이어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말 “글로벌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미국뿐 아니라 세계경제가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무역전쟁이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과정은 간단하다. 우선 관세 인상으로 비용이 증가해 기업들이 타격을 받는다. 그리고 수입 통로가 막혀 원자재를 구할 수 없게 된다. 결국 기업과 소비자 신뢰도가 추락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대대적인 지출 감축으로 대응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에 앞서 캐나다·멕시코·유럽연합(EU)에 이미 관세공격의 포문을 열었고, 이들은 즉각 응수했다.
중국과의 관세전쟁은 이날 겨우 1차전이 끝났을 뿐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또한 자동차 부품 관세와 미국 기업의 중국 투자 제한 조치도 검토 중이다.
물론 아직은 무역전쟁이라 부를 만한 상황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공격한 수입품은 총 규모의 약 4.2%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비용이 증대한다는 점이 문제다. 이미 기업들의 불안한 움직임이 시작됐다.
독일 민간경제 연구소 Ifo가 7000개 가량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 기업환경지수가 6월 들어 하락했으며, 특히 수출기업들의 지수가 급락했다.
미국에서는 오토바이 회사 할리데이비슨이 EU의 보복관세로 연간 1억달러의 비용이 들 것이라며, 일부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기업들이 신규 투자의 기준을 매우 높게 잡고 있다며, 법인세 인하에 따른 낙관론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전했다.
간밤 발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의사록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정책위원들의 우려가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어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주고받기가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병목현상과 공급차질로 인해 기업들의 공급체인도 와해시켜 전면적인 경기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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