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실적발표 이후 주가 조정...1년만에 30% 하락
만성적인 재무구조 악화에 외부 악재까지 터져
기관·외인 매도 속 개인은 6월 이후 400억 이상 순매수
금호사옥 매각·영구채 발행 결정은 호재
전문가들 “디스카운트 소멸 확인이 먼저”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1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보여줬던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주식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월 이후 가파른 하향 곡선을 그리며 250일 최저점을 터치하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개인투자자들은 연일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사들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6일 오전 11시18분 현재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약보합세를 보이며 4095원에 거래중이다. 기내식 논란 이후 3거래일 연속 하락하다 전일 소폭 반등했다.
아시아나항공 주가 추이 [자료=키움증권 HTS] |
사실 아시아나항공의 부진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5000원을 돌파했던 주가는 두달 가까이 조정을 받으며 4000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지난해 6월 6280원까지 올랐던 것에 비하면 1년여 만에 30% 이상 급락한 셈.
하지만 정작 개인투자자들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연일 사들이고 있다. 6월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400억원을 웃돈다. 같은 기간 289억원, 126억원을 매각한 기관 및 외국인과는 반대 행보다.
이에 증권가에선 모기업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구조 악화와 맞물려 하방압력이 심화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유동성 위험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비핵심자산 매각과 전환사채 발행 등 유동성 확충에 나선 것은 긍정적이지만 영업이익이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쓰이는 현 상황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재무구조 위기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공시를 발표했다. 최대 3억달러 규모의 해외 공모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및 보유하고 있던 CJ대한통운 지분 매각 결정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사상 처음으로 해외 영구채를 발행했다는 점이다. 영구채는 만기가 정해져 있지만 발행사 결정에 따라 만기연장이 가능한 채권이다.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아 부채비율이 높은 회사가 주로 발행하며 일반 회사채보다 금리가 높은 편이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leehs@newspim.com |
아시아나항공이 영구채 발행으로 눈을 돌린 것은 지난 4월 공모 회사채 발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약 500억원대 채권 발행에 나섰지만 투자수요 미달을 우려한 증권사들이 주관 발행사 참여를 꺼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설명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선 투자수요 확보에 실패할 경우 발행회사의 채권을 떠안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며 “재무 상황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에서 섣불리 채권 발행을 주관할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여기에 최근 국제유가가 꾸준히 상승한 것 역시 부담이다.
연료비를 결정하는 국제 제트유가는 올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4~5월 기준 전년 대비 34.7%가 오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급유단가도 같은 기간 33.6%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증가한 연료비 일부를 유류할증료 부과를 통해 여객 운임에 전가하더라도 연간 1400억원의 영업이익 감소 요인이 발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급유단가 상승을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전보다 12.9% 축소했다”며 “자산매각, ABS 발행 여력을 감안할 때 유동성 문제가 발생한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실적 감소분을 반영해 목표주가도 하향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장기 전망에 대해선 단기 디스카운트 요인이 소멸되며 반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금호아시아나 사옥 매각 및 영구채 발행 등 재무구조 노력이 가시화되고 기내식 논란 등 외부요인이 해소될 경우 주가도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영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항공사 가운데 중국 익스포져가 가장 높고 실제로 중국 노선 매출도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재무구조 개선으로 현재 주가를 압박하는 디스카운트 요인이 소멸된 만큼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했다”고 밝혔다.
강성진 연구원 역시 “금호사옥 매각 관련 일회성 이익에 힘입어 기존 전망치를 크게 상회하는 당기순이익을 시현할 것”이라며 “ABS 발행 여력이 5000억원 이상 남아 있는 만큼 유동성 추가 확보에도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