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5가지 혐의 적용해 구속영장 청구했지만 끝내 기각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구속 위기에서 벗어났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전 3시23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등을 받는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전날 오전 10시30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된 후 약 17시간이라는 장시간의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
김 부장판사는 "피의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서,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면서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수백억원대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5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2018.07.05 yooksa@newspim.com |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조 회장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와 함께 약사법 위반,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등 총 5가지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검찰은 조 회장 등 4남매가 창업주이자 선친인 조중훈 전 회장의 해외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 신고를 누락, 500억원 넘는 상속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 2002년 숨진 조 전 회장은 프랑스와 스위스 등에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은 또한 약사법 위반으로만 1000억원 넘는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와 함께, 이른바 '일감 몰아주기'와 '통행세 가로채기'를 통해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200억원 이상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다만 상속세 포탈 혐의는 공소시효 등 법리적 판단에 따라 영장 범죄사실에선 빠졌다.
한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전날 법원에 출석한 조 회장은 심경이나 소명 방식, 차명약국 인정 여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현재 대한항공은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사장이 맡아 경영하고 있으며, 다른 계열사도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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