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따른 침체 경계감 날로 고조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무역 전면전에 중국을 필두로 신흥국 금융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해당 지역의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세 자릿수의 고수익률을 창출, 관심을 끌고 있다.
관련 상품이 쏠쏠한 수익을 제공하자 신흥국 ‘숏’ ETF의 자금 유입이 홍수를 이루는 상황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어 최근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트레이더 [사진=로이터 뉴스핌] |
5일(현지시각)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시장의 주가 하락을 겨냥한 ETF 상품이 연율 기준 190%에 이르는 수익률을 올렸다.
지난 1월 이후 신흥국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롱’ ETF가 연율 기준 35%의 손실을 낸 것과 커다란 대조를 이루는 결과다.
중국 상하이 증시가 1월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며 베어마켓에 진입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를 필두로 한 무역 마찰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급랭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신흥국 주가 하락 베팅은 날로 열기를 더하는 모습이다.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아이셰어 MSCI 이머징마켓 ETF의 하락에 베팅한 자금이 40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2014년 4월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와 동시에 다이렉션 이머징마켓 베어 3X ETF와 프로셰어 울트라숏 ETF 등 신흥국 약세에 수익률을 내는 구조의 상품으로 자금이 밀물을 연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무역 마찰이 글로벌 경제의 경기 사이클을 꺾어 놓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침체에 대한 경계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켐펜 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롤로프 솔로몬스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기 사이클이 정점에 근접했다”며 “투자자들이 특히 2019년 말~2020년 초 경기 하강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수에즈 웰스 매니지먼틀의 로렌트 고딘 주식 애널리스트는 투자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경제가 확장 국면에서 위축 국면으로 전환하는 상황”이라며 “주식시장 역시 추세적인 하락으로 접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복 관세로 인해 무역 장벽이 더욱 높아지는 한편 전세계 경제 성장이 꺾일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신흥국이 특히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날 블룸버그는 무역전쟁 리스크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달러화를 포함한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권고했다.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