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시간표 나올까, 비핵화 초기조치 성실신고 합의도 주목
9월 미국서 2차 북미정상회담 주목, 비핵화 성과가 조건
난관마다 돌파구 역할한 친서, 트럼프 친서 가져갈지 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6.12 북미정상회담의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일(미국 현지시간) 북한을 방문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비핵화 2라운드가 막을 올리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6.12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였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미국이 당초 강조했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중 검증과 불가역성이 빠져 미국 내에서 강한 비판을 받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비핵화와 북한에 대한 체제보장을 보다 구체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특히 정상회담 합의문에 빠져 비판을 받았던 검증 부분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가 이번 실무협상의 승패를 가르는 기점이 될 전망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사진 = 로이터 뉴스핌] |
◆ 비핵화 시간표 주목, 미국 내 이견도
볼턴 "WMD 1년 이내 해체 논의할 것"·국무부 "시간표 제시 안해"
북미실무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된 시간표가 나올지는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미국은 1년 내 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 폐기를 내세우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이 WMD(대량살상무기)와 미사일 등을 1년 이내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에 대해 북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국무부가 회동 직전 FFVD(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라는 용어를 들고 나온 것도 주목할 만하다. 검증에 중점을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비핵화 관련 시간표보다는 비핵화 초기 조치이자 가장 중요한 핵능력에 대한 북한의 성실하고도 완전한 보고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헤더 노어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이른바 ‘1년 시간표를 미 행정부 공식 기조로 봐도 되느냐’는 물음에 “일부 인사들이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알지만,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시종 비핵화 조치와 체제보장의 단계적·동시적 방법을 주장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마치고 바로 세 번째 북중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에 대한 협상력도 높인 상태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한 번에 완전한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 스스로가 핵이나 미사일 관련 현재의 상황을 성실하게 신고하고 미국이 갖고 있는 정보와 이것이 일치하느냐를 확인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하는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 2차 북미정상회담 논의될 수도, 美 언론 9월 북미정상회담 제기
폼페이오 장관의 실무협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합의할지 여부도 관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12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국무위원장이 제안한 평양 방문에 대한 기자의 질문에 "적절한 시기에 백악관에 초청도 할 것으로 김 위원장도 초대하면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말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북미 실무회동에서 완전한 비핵화 관련 일정 정도 진전된 합의를 이룬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미국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열 가능성이 상당하다.
미국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이 전세계 정상들이 모이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뉴욕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일부 정부 당국자들은 김 위원장과 진전을 이루는 데 대해 매우 낙관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관건은 실무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상당한 성과 내는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상당한 합의를 이룬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 내 자신의 반대파를 설득하는 명분을 얻을 수 있고, 이는 뉴욕에서의 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북한을 방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났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
◆ 폼페이오·김정은 접견 가능성 ↑, 트럼프 친서 여부 관심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가져갈지도 관심사다. 정상의 친서는 그동안 북미정상회담에서 고비마다 돌파구 역할을 했다.
김 위원장은 평창 올림픽을 기점으로 파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내려보낸 친서를 통해 남북관계를 여는 계기를 마련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서훈 국정원장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의 방북 때 친서를 통해 북한의 속내를 확인했다.
북미정상회담이 위기에 처했을 때도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전달한 김 위원장의 친서가 북미정상회담의 재개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은 지난 두 번의 방북을 고려해 볼 때 김 위원장과의 접견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하고 완전한 비핵화 합의에 진전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