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이후 4년째 신규 수주 '0'…"신규 수주 총력"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지난 4월 글로벌 석유회사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발주한 10억 달러 규모의 아프리카 가스전 개발 사업을 중국 업체가 따냈다. BP가 수 십년간 거래관계였던 현대중공업이 아닌 중국에 해양플랜트를 발주한 것을 놓고 국내 조선업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애초 삼성중공업까지 참여한 해당 프로젝트에 한국 조선사들이 수주할 것을 예상했지만, 결국 중국의 저가 공세에 밀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중공업으로선 지난 2014년 이후 4년만에 해양플랜트를 신규 수주하는 듯 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결국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22일, 8월부터 해양플랜트 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해양플랜트 일감 부족 사태에 국내 조선업계는 "남일 같지 않다"며 수주 총력전에 나선 상태다.
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을 비롯 국내 조선 '빅3'가 해양플랜트 일감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기본적으론 국제 유가 하락 때문이다. 2015년 무렵 국제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이하로 떨어지며 채산성이 줄어 발주 자체가 드물었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를 수주한 것은 지난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의 나스르(NASR) 원유생산설비가 마지막이다. 그 이후 4년째 아직 신규 수주가 없다. 대우조선해양 역시 2014년 원유 생산 설비를 따낸 이후 아직 해양플랜트 수주가 없다.
해양플랜트 [사진=뉴스핌DB] |
그나마 삼성중공업은 사정이 나은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월 영국 BP사로부터 부유식원유생산설비(FPU) 1기를 약 13억 달러에 수주했다. 이어 6월에는 이탈리아 ENI사로부터 부유식LNG생산설비(FLNG) 1척을 25억 달러에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있었던 글로벌 해양플랜트 발주 4건중 삼성중공업이 2건을 수주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함께 고임금 문제도 국내 업체들이 중국이나 싱가포르 조선사들에 밀리고 있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발표한 담화문에서 "인건비가 우리의 3분의 1 수준인 해외 경쟁 업체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생산성을 높이고 원가를 낮춰야만 한다"며 "노조의 무책임한 투쟁으로는 결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현재 현대중공업의 해양공장 가동 중단 사태가 가져올 조선업계 영향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 현대중공업은 해양공장의 조직을 통폐합하고 임원의 1/3을 축소하는 등 인적 구조조정에 나선 상태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해양공장 '가동 중단'이라는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하반기 이후 해양플랜트 수주에 총력을 다한다는 계획이다. 다행히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보이며 오일 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도 빨라졌다. 과거에는 국제유가가 60~70달러는 돼야 채산성이 있었지만 최근엔 해양플랜트의 표준화작업 등으로 50달러만 넘어도 수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해양공장 가동 중단은 결코 현대중공업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최근 국제유가 강세와 함께 해양플랜트 발주 움직임도 빨라진 것으로 보고 관련 팀을 중심으로 동향 파악을 강화하는 한편 향후 예정된 수주전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