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라화 추락, 12%에 달하는 인플레, 흔들리는 중앙은행 독립성 등 터키 경제 여러 가지 난제 직면
2003년부터 2033년까지 장기 집권하게 되는 에르도안, 어떤 대가 치르더라도 경제성장이 제일 중요해
인플레 다스리기보다 경제성장 우선시하는 통화정책 밀어붙일 듯
전문가 “터키 자산, 선거 결과에 반짝 반등하다 다시 추락할 것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터키 경제가 산적한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부르짖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대통령 선거와 총선에서 모두 승리하며 ‘21세기 술탄’에 등극했다.
터키는 지난해 4월 국민투표를 통해 의원내각제에서 대통령 중심제로 바뀌었기 때문에, 이번 대선 승리자인 에르도안 대통령은 행정·입법·사법 3권을 모두 거머쥐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을 갖게 됐다. ‘21세기 술탄’이란 별명은 여기에서 시작됐다.
현재 터키 경제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미국 긴축에 따른 신흥국 통화 위기 속에서 터키 리라화가 추락하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안정목표치인 5%를 훌쩍 넘어 12%에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데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저해할 것이란 우려에 투자자들이 도망치듯 떠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로지 경제성장만을 중요시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집권으로 터키 경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전망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을 월권해 금리를 쥐락펴락하며 인플레이션 통제보다 경제성장에만 치중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닐 고팔라프리슈난 DBS은행 크레딧 전략가는 CNBC에 “앞으로 터키 자산이 심각한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은 선거가 끝난 안도감에 터키 자산이 랠리를 펼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을 잡고 외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터키 자산은 다시 취약한 상황으로 몰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인플레이션이나 통화 안정보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주력하고 있어서 터키 중앙은행은 위기에 처한 다른 신흥국만큼 금리인상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금리의 적’이라 부르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앙은행의 긴축 행보를 억압해왔다.
캐린 헌 이스트캐피탈 파트너는 “터키 경제와 증시가 위기에 몰린 이유는 지난 2년 간 터키 통화정책과 재정정책이 지나치게 수용적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팔라프리슈난 전략가는 “터키 경제가 붕괴 위기 정도에 이르러야 에르도안 대통령이 성장만을 쫓는 정책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부부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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