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 주요 항공사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 이민 정책의 일환으로 부모로부터 격리된 이민 아동을 이송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사의 비행기를 이용하지 말 것을 연방정부에 요청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국제 공항(LAX)에서 이륙하고 있는 유나이티드(United)항공사의 보잉(Boeing) 737-900ER 비행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아메리칸항공(AA)은 이날 성명을 통해 "가족 분리 과정은 우리 항공사의 가치와 일치하지 않는다. 우리는 가족 모두를 데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나이티드항공(UA)의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는 가족 간을 이별시키는 이민 정책이 "우리 회사의 가치관과 깊은 충돌을 빚는다"란 뜻을 밝히면서 "우리는 부모와 떨어져 있는 이민자 자녀를 유나이티드 항공기에 탑승시켜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연방 공무원들에게 알렸다"고 말했다.
프론티어항공(F9)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가족 항공사가 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며 부모로부터 격리된 이민 아동들을 이송하는 데 우리 항공기를 이용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델타항공사와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이날 트럼프가 미국-멕시코 국경에 수용된 불법 이민자 가족에 대한 즉각 격리 조치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성명을 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사는 "우리는 부모로부터 아이들을 격리시키는 과정에 관여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러한 여행 결정을 하려는 그 누구도 우리 항공사를 이용하지 말라"는 뜻을 밝혔다.
델타항공사는 트럼프가 행정명령에 서명한 일을 환영하면서 "가족을 떨어뜨리는 건 우리 회사의 주요 가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항공사들의 성명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4월에 발표한 "무관용(zero-tolerance)" 이민 정책에 미국과 해외의 반발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민 가족이 불법으로 입국하다 적발될 경우 부모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해 수용한다. 국토안보부(DHS)에 따르면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약 2000명의 불법 입국자 자녀가 부모와 강제로 헤어져 수용된 걸로 집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불법 이민 가족에 대한 즉각 분리를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지만 일부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이는 20일 이상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
법원의 합의에 따라 연방 정부는 20일 이상 아이들을 수용할 수 없다. 과거에 정부는 20일이란 기한이 다 되면 가족 전부를 석방했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 기간 중 구금된 가족들의 수가 증가함에 따라 부모의 이민 절차가 기간 내에 마무리 되지 못할 경우 아이들을 보육센터에 보내야 할 수도 있어서다.
칼로스 쿠벨로 공화당 하원의원은 "이민 부모와 아이들을 함께 수용하는 것이 향후 어떤 법적 결과를 초래할 지에 대해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