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무기금지기구 사무총장 "더 많은 사전준비 필요"
"北 화학무기 폐기, 시리아보다 더 어려울 듯"
CWC 미가입국 北, 화학무기 약 2500톤 보유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화학무기금지협약(CWC) 이행기구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가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는 시리아 사례보다 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아흐메트 우줌추 OPCW 사무총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표적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개최된 ‘국제사회 화학무기 억제 관련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북한은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250개 종류, 약 2000~5000톤 정도를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줌추 사무총장은 “시리아 사례와 마찬가지로 북한으로 하여금 화학무기와 관련된 모든 것을 신고하도록 하는 기술적인 부분이 어려울 수 있다”며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가 추진되기 이전에 우리 측의 더 많은 사전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아흐메트 우줌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사무총장이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열린 '국제사회의 화학무기 억제 관련 토론회'에 참석,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CSIS 관련 동영상 캡쳐] |
시리아는 2013년 화학무기 연구 및 제조 등에 사용된 모든 시설을 OPCW 통제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미국은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을 감행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7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사린가스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우줌추 사무총장은 “시리아 당국이 신고한 화학물질 보유량과 (신고에서 누락된) 실제 보유량이 일치하지 않았었다”며 “향후 북한의 화학무기 폐기 과정에는 이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토론자로 참석한 일림 포블레티 미 국무부 군축·검증·이행 담당 차관보도 “미국은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신고 과정에서 나타났던 ‘틈’과 ‘결점’을 논의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검증 과정에 대한 논의에서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블레티 차관보는 “북한 당국의 신고 자체를 검증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출발선부터 검증을 추구해 나갈 것”이라며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CWC에는 192개국이 가입해 있으며, 북한과 이집트, 남수단, 이라크 4개국만 아직 가입하지 않았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