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 가을 방미 초청 공식 확인
유엔총회에서 남북미중 정상회담 가능성도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백악관 초청'을 공언하면서 방미 시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워싱턴과 뉴욕의 외교가에선 오는 9월말 개최되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김 위원장의 미국가 이뤄지고 백악관 정상회담까지 가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 로이터=뉴스핌] 윤종현 인턴기자 =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합의문에 공동으로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2018.06.12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북미정상회담 공동성명합의문에 서명한 뒤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틀림없이 (그럴 것)"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는 "김 위원장도 백악관 초청을 하면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진전된 내용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제안한 평양 방문에 대해서도 "언제가 갈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사이에는 워싱턴과 평양을 오가는 '셔틀 정상회담'에 대한 교감이 이미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방미 시기는 올 가을이 유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지난 7일 아베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가진 뒤 올해 가을쯤 백악관에서 김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북핵 위기 해결과 북미관계 개선 업적을 극적으로 홍보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와관련, 유엔 주변에선 올해 9월 세째주부터 개최되는 제 73차 유엔 총회에 김 위원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해 유엔총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겨냥해 "로켓맨이 자신과 그의 정권에 자살행위를 하고 있다"며 격렬한 비판과 독설을 퍼부었다. 따라서 유엔 총회에서 북미정상이 나란히 평화와 번영을 주제로 연설한다면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밖에 북미간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을 유엔 무대에서 재확인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유엔 총회에 함께 참석할 경우 한반도 종전선언의 주체가 될 수 있는 남북미중 정상이 함께 모일 수도 있다.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를 계기로 김 위원장이 워싱턴DC에 있는 백악관으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자연스럽다. 이미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백악관을 예방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도 뉴욕-워싱턴DC를 오가는 동선을 따라 이동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 방문을 제안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앞서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9일 안토니우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이 김 위원장에게 9월 유엔 총회에서 연설을 요청할 것이라는 마이클 그린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선임 부소장의 언급을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방미는 조건부에 가깝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대감을 너무 올리고 싶지 않다"면서 "다른 회담이나 회의가 필요할 것이다. 관계가 잘 구축된다면 많은 일들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와 협상이 원만히 진행돼야 방미를 정식 초청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 시간표도 후속 조치의 진행과정에 따라 짜여질 전망이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