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꾸준한 증가세에 '독신 입양' 관심 커져
홀로 된다는 불안, 새 가족에 대한 기대 동시 작용
독신 입양 허용 10년 됐지만 선입견 등 장벽 여전
[서울=뉴스핌] 김세혁 기자 = 국내의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독신 입양’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국 사회는 입양에 관한 선입견이 여전한 데다, 더욱이 독신 입양은 조건과 절차가 꽤 까다로운 편. 그럼에도 1인 가구가 부쩍 독신 입양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
◆언젠가는 혼자…미래에 대한 불안과 공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직장인 최선희(34)씨가 입양에 관심을 가진 건 올해 초 반려견이 죽고나서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유와 풍요를 즐기던 최 씨는 ‘언젠가 혼자가 된다’는 생각에 공포가 엄습했다.
비혼주의자인 최 씨는 “나중에 부모님마저 돌아가시면 사실상 혼자 노년까지 살아야 한다”며 “속된 말로 고독사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덜컥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물론 개인 사정만으로 입양을 결심한 건 아니다. 입양이 여러모로 사회에 긍정적이라는 생각도 한 몫을 했다. 최 씨는 “생판 모르는 사람이 만나 가족이 되는 과정은 힘들지만 보람도 클 것”이라며 “독신 입양이 늘어나면 사회의 막연한 선입견도 점차 줄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인터넷에는 최 씨처럼 독신 입양을 알아보는 사람들의 글이 부쩍 늘었다. 제법 구체적인 법조계 전문가 답변이 붙는 경우도 있다. 일부는 아예 커뮤니티나 인터넷 카페에서 입양 정보를 교환한다. 최 씨 역시 비혼 카페에서 독신 입양의 자격이나 절차 등을 알아보고 있다.
◆독신 입양 문턱 낮춰야…선입견 제일 문제
보건복지부는 2007년 ‘국내입양 활성화 대책’을 시행하고 독신자 입양을 허용했다. 1인 가구가 늘어나는 추세에 독신 입양을 장려, 침체된 입양 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서였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입양 건수는 2014년 637건에서 2015년 683건으로 소폭 늘었지만 2016년 546건, 지난해 465건으로 뚝 떨어졌다.
하지만 독신 입양은 생각보다 까다롭다. △35세 이상 남녀 △입양 대상과 연령차가 50세 이하 △직업적, 정신적, 신체적 안정 등 조건은 간단해 보이지만 가정법원의 최종 판결이 부부 입양에 비해 좀처럼 잘 나오지 않는다. 법원이 범죄 악용 등 독신 입양의 맹점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지난해 독신 입양 건수는 전체 465건(국내 입양) 중 단 3건으로 약 0.65%에 그쳤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무래도 법원에서 독신 입양보다는 부부 입양을 승인해주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대한사회복지회 관계자도 "가정법원에서 독신 입양을 승인 받기가 현재로서는 꽤 어려운 편"이라고 말했다.
우리 사회의 선입견도 독신 입양을 가로막는 장벽이다. 통계청의 2016년 입양 관련 설문결과를 보면 “출산이 어려우면 적극 고려한다”는 답변은 18.9%, “여건이 허락되면 입양하겠다”는 답은 12.3%에 그쳤다. 반면 “입양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는 답변은 39.3%나 됐다.
전문가들은 입양을 늘리기 위해서라도 독신 입양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 전문가는 “2050년에는 1인 가구가 전체의 40%를 넘긴다는 전망이 나왔다. 독신자가 그만큼 늘어날 텐데 입양 문턱이 높으면 국내 입양 건수는 지금보다 훨씬 하향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만 입양을 쉽게 생각하는 잘못된 문화는 경계해야 한다. 입양은 엄중한 책임이 따른다는 생각을 갖고 아이를 성실하게 키울 준비를 마친 뒤에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starzoobo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