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공판서 소회 밝혀…“황당함과 절망감으로 여기까지 왔다”
앞선 준비기일 절차와 마찬가지로 공소사실 모두 부인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한국e스포츠협회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롯데홈쇼핑·GS홈쇼핑·KT 등으로부터 5억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병헌(60)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첫 정식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GS·롯데홈쇼핑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재청구된 전병헌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해 12월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17.12.12. yooksa@newspim.com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김태업 부장판사)는 11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기소된 전 전 수석에 대한 1차 공판을 열었다.
전 전 수석은 이날 모두진술에서 “e스포츠의 산업적 경쟁력과 종주국으로서의 한류 확산을 위해 의정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책임 있게 지원 노력을 해야겠다는 각오를 가졌을 뿐 (협회를) 사유화하려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다는 점 분명히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느 날 갑자기 정무수석으로서 있다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황당함과 절망감으로 여기까지 왔다. 모쪼록 법원에서 맑으신 눈으로 저의 무고함과 결백함이 객관적으로 입증될 수 있도록 피고인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하겠다”고 심정을 밝혔다.
전 전 수석 측은 앞선 재판 준비기일에서와 마찬가지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다. 전 전 수석의 변호인은 “검찰은 (기업들의) 부정청탁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어려워 기업들의 후원금을 증뢰에 해당하는 걸로 하기 위해 한국e스포츠협회가 피고인의 사조직이라는 프레임을 만들었다가 여의치 않자 제3자 뇌물죄로 사건 구성한 걸로 보인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은 진실을 왜곡하고 자의적으로 평가한 허상에 불과하다”고 공소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변호인은 “피고인은 결백을 호소했지만 검찰의 지속적인 피의사실 공표와 언론의 팩트체크 없는 의혹성 보도로 회복하기 어려운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본안을 심리하실 재판부께서 불편부당 시각으로 면밀하게 심사해주실 거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앞서 전 전 수석은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3년 10월부터 2016년 5월까지 GS홈쇼핑·롯데홈쇼핑·KT 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전 수석은 또 방송재승인을 앞둔 롯데홈쇼핑에 재승인에 대한 문제제기를 중단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3억원을 e스포츠협회에 기부하도록 강요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전 전 수석이 이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으로부터 500만원가량의 기프트카드와 600여만원 상당의 숙박비 또한 직접 제공 받았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 지난해 기획재정부에 e스포츠협회 관련 예산 20억원을 편성하도록 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적용했다.
전 전 수석에게 기프트카드를 건넨 혐의로 함께 기소된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대표 측도 “롯데홈쇼핑에서 3억원을 송금한 사실관계 자체는 다투지 않지만 직무 관련해 부당한 청탁은 하지 않았다”며 “기프트카드는 전달한 사실이 없고 검찰 조사 당시 검사가 전 전 수석의 기프트카드 사용 내역을 설명해줘 건네졌을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했지만 이것도 전후사정을 비춰보면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GS홈쇼핑 뇌물 관련 증인들을 불러 본격적인 심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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