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밤 TV토론회에 동반 출연
안철수 "시민에 의한 단일화만 가능…표 몰아달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의 사전투표 전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다.
김 후보와 안 후보는 7일 밤부터 8일 새벽까지 이어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서울특별시장 후보자 토론회에 함께 출연했다.
이 자리에서 안철수 후보는 "서울시장 야권대표 후보 안철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뒤 "박원순 시장이 지난 7년간 예산만 흥청망청 쓰고 시민단체 사람들만 챙겼다고 생각하지 않았나. 제대로 한게 없다면 이런 것을 정리하는게 투표"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에 절반이 넘는 서울시민이 야권에 표를 던지고 싶은데 야권에서 두명의 후보가 나와 답답해하는 것을 안다"면서 "표를 더 받을 수 있는 야권대표 안철수로 표를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가 사실상 무산됐음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이었다.
(왼쪽)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사진= 최상수 기자, 조현정 기자 |
안 후보는 또 '시민에 의한 단일화'만이 가능하다고도 강조했다.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장 후보가 안 후보에게 "단일화를 할 것이냐"고 묻자 "상관하실 바가 아니다"라면서도 "시민에 의한 단일화를 말씀드린 것이다. 박 시장이 문제라고 생각하는 절반의 시민들이 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방식으로 단일화가 진행될 거란 말"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8일 자정까지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야권 단일화는 물건너간 것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 많았다.
바른미래당 측은 꾸준히 두 후보간 단일화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왔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7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당과 서울 시장 단일화를 넘어 당대 당 통합이 거론되는 것에 경악하고 분노한다"면서 "국정농단에 대한 사과도, 반성도 없이 냉전적 이념에 사로잡혀 판문점 선언을 거부하고 철 지난 색깔론에 기대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는 원조 적폐세력과 단일화 운운하는 것은 납득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다"고 비판했다.
다만 한국당 온도 차이를 보였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대한민국 보수우파의 견제와 감시 능력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단일화를 이뤄내야 한다"면서 "내일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는데 더이상 시간 허비하지 말고 오늘 밤이라도 두 후보가 만나 정치적인 큰 결심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와 관련한 언급을 별도로 하지 않았다.
한편 이번 단일화 무산으로 야권은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와 더욱 힘겨운 싸움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2~5일 KBS·MBC·SBS등 지상파 3사와 방송협회가 구성한 '방송사 공동 예측조사위원회(KEP)'가 칸타퍼블릭·리서치 앤 리서치·코리아리서치센터 등 3개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박원순 후보가 49.3%, 김문수 후보가 13.6%, 안철수 후보가 10.7%의 지지율을 받았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된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