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인권 사각지대 놓인 성매매 여성 처벌 없어져야”

기사입력 : 2018년06월07일 15:02

최종수정 : 2018년06월07일 15:54

성매매 쌍벌주의는 문제...성매매여성 처벌은 재고해야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2004년 제정된 ‘성매매피해자보호법’은 성매매를 방지하고 성매매 피해자 및 성을 파는 행위를 한 사람을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생겨났다.

같은 날 생겨난 ‘성매매처벌법’에 따르면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을 수수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성교 행위를 하거나 유사 성교행위를 하는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해진다. 다만 위계 등에 의해 성매매를 강요당한 이들은 성매매 피해자로 규정해 처벌하지 않는다.

‘성매매피해자보호법’과 ‘성매매처벌법’이 충돌되는 셈이다. 박경신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7일  “마치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저임금법을 만들어 놓고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를 처벌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법학자인 박 교수 외에도 여성학 전문가, 시민운동가 등 전문가들은 각자의 이유를 들어 성매매 여성의 처벌에 대해 반대했다. 그들은 여성이 사회적 약자라고 입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성매매 여성에 대한 처벌을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성매매 쌍벌주의 재고할 필요"

현재 성매매처벌법은 성을 사는 자와 파는자 모두 처벌하는 쌍벌주의 체계다. 박경신 교수는 “OECD 국가 가운데 성제공자까지 지역적·공간적 예외 없이 처벌하는 곳은 우리나라뿐이다. 미개한 상황”이라며 “직장에서의 성차별과 빈곤 등에 의해 여성들이 성매매를 하게 되는 측면이 있다. 사회적 환경에 밀려 비자발적으로 성매매를 하게 된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인 요인으로 봤을 때 성매매는 자발적이며 생계를 위한 선택이다. 특히 한국 상황에선 비생계형 성매매는 있을 수 없다"며 "201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성 격차지수에서 우리나라는 135개국 가운데 108위에 그쳤다"고 주장했다. 다만 박 교수는 강제성을 동반한 성매매에 대해선 “강간이나 인신매매 등 개인적 비자발성은 또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소속 오경미 활동가도 “성판매자를 처벌하게 되면 강간, 폭력 등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했다. 그는 “여성은 사회적 약자다”고 강조했다.

오 활동가는 “사실 성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면 자발성과 비자발성을 가르는 것은 무의미하다. 나 같은 경우에도 일은 하기 싫은 것이지만 또 일은 내 생계를 보장해주기도 한다. 다른 노동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1986년 설립된 민간단체 ‘성매매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의 이순심 대표도 “성매매 여성은 피해자다. 보통 여성들이 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성매매를 시작하기 때문”이라며 “적어도 내가 만난 성매매 피해 여성들과 조건 만남 청소년들은 성폭력이나 가출 등으로 인해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성매수자 처벌에 대한 입장은 어떠할까. 박 교수는 “사회적 성차별과 개인적 사법 처리의 문제는 다르다. 여성이 사회적 성차별로 성매매를 한다고 해서 남성에게 처벌을 가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헌법적으로도 문제가 있다”며 “사회적 인과관계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처벌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아니다”라며 “성산업이 창궐하면 강제적 성매매, 인신매매 등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성산업을 위축시켜야 할 공익적인 이유도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성매매 불법화 할수록 여성인권 위험

오경미 활동가는 “지금은 성매매가 처벌대상이기에 이를 구매자가 악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했다. 또한 “여성들이 선택한 직업에 대해 권리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아리 텍사스촌'이라고 불리는 집창촌 입구. 2018.06.05. kmkim@newspim.com <사진=김경민 기자>

2014년 헌법재판소는 간통죄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성인이 서로 자발적으로 만나 성행위를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 영역에 속한다"며 "다만 그것이 외부에 표출돼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을 해칠 때 비로소 법률의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간통죄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다수가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이상적인 모델과 안 맞는다고 해서 성행위를 형사 처벌해선 안 된다"며 "간통죄에 대해 ‘외도 하지 마라’고 캠페인은 벌일 순 있지만 처벌은 안 되는 것처럼 성매매도 똑같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성판매자의 다수가 여성인 만큼 왜곡된 여성관을 낳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오 활동가는 “왜곡된 여성관은 성매매 불법화 합법화에 달린 게 아니고 성을 금기시 하고 접근하지 못하게 성스럽게 만드는데서 온다"며 "거기에 따라 사회가 ‘여성은 어떻게 해야 돼’, ‘남성은 어떻게 해야 돼’라고 강요하는 데서 온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이순심 대표는 성매매 합법화나 비범죄화에는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성매매는 인권과 존엄성의 문제다"며 "어떻게 합법화를 시킬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아직도 성매매가 범죄라는 명확한 인식이 자리 잡혀 있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성매매는 사회적인 문제이므로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kmkim@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조직 개편 방식 '안갯속'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이재명 정부의 조직 개편 발표가 오는 8월 13일로 정해진 것으로 확인됐다. 국정기획위원회는 이달 말 대국민보고를 할 계획이었지만 미뤄지면서 정부조직 개편의 구체적인 방식은 안갯속이다. 26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국정위는 정부 조직 개편안 등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며 막바지 정리 작업 중에 있다. 개편이 유력한 기획재정부와 검찰 조직 등에 대한 추가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이한주 국정기획위원회 위원장.2025.07.22 gdlee@newspim.com 국정위는 당초 이달 중 대국민보고 등 주요 일정을 마칠 계획이었다. 국정위의 법적 활동 기한은 60일로 오는 8월 14일까지 활동할 수 있다. 1회 한해 최장 20일까지 연장할 수 있지만 국정위는 조기에 활동을 마무리 하겠다고 했다. 국정위의 속도전에 제동이 걸린 데는 정부의 첫 조직 개편인 만큼 조금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와 산업자원통상부의 기후와 에너지 파트를 분리해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과정에서 각 부처의 반발도 나오는 점 등이 대표적이다. 또 이 대통령이 이달 말에서 내달 초 방미 일정이 잡힐 수 있다는 점도 정부조직 개편이 늦어진 배경인 것으로 전해졌다. 1차 정부조직 개편안에는 기재부의 예산 분리 기능과 검찰청 폐지가 담길 것이 유력하다. 조승래 국정위 대변인은 앞서 "기재부 예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과 (검찰청의) 수사와 기소 분리는 공약 방향이 명확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조직 개편은 ▲예산 편성 기능을 분리해 과거의 기획예산처를 되살리고 나머지 기능은 재정경제부로 개편하는 안 ▲예산처가 아니라 재무부를 신설하는 안 ▲기재부 내에서 기능을 조정하는 안 등이 거론돼 왔다. 이 방안들을 놓고 국정위는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기획재정부를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로 나누는 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위는 초안 등과 관련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 상황이다. 검찰청 폐지 골자의 검찰 조직 개편안도 이번 조직 개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여당에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내용의 '검찰개혁 4법'을 발의했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에는 검찰 권력의 핵심인 기소권은 법무부 산하에 공소청을 신설해 여기로 이관하는 내용이 담겼다. 수사권은 행정안전부 산하에 중대범죄수사청을 신설해 이곳으로 넘기기로 했다. 다만 수사권을 행안부 산하에 둘지 법무부 산하에 둘지를 두고는 여권 내에서도 이견이 있어 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개편 방안을 놓고도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금융위 해체 차원의 '금융위 정책과 감독 기능 분리' 조직 개편안이 유력했다. 그러나 최근 여당에서 기획재정부 내 국제금융 업무를 금융위로 이관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며 '금융위 존치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금융위 해체론에 제동이 걸렸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이 역시도 오리무중인 상황이다. ycy1486@newspim.com 2025-07-26 07:00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