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대거 불참 의사 보내 하루 전 초대 취소
[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미국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들의 백악관 초대를 하루 전에 취소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국가 연주 동안 ‘무릎 꿇기’ 시위와 관련, 크리스 롱과 멜컴 젠킨스 등 간판급 선수들이 트럼프 대통령에 항의하는 의미로 백악관 행사 불참 의사를 전하면서 참석률이 매우 낮을 것으로 예상되자 트럼프 대통령이 선수를 친 것이란 해석이 분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필라델피아 이글스 팀 선수들은 전원 백악관 행사에 오지 못한다. 이들은 국가가 연주될 때 자랑스럽게 서서 손을 가슴에 올리고 훌륭한 우리의 군인과 국민에게 경의를 표하라고 주장한다는 이유로 대통령에 반발하고 있다. 이글스 팀은 적은 수의 선수만이라도 참여할 것이라고 했으나 행사에 참여하는 1000여명의 팬들은 그보다 나은 대접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백악관 축하행사에 필라델피아 이글스 선수들의 초대를 취소했다.[자료=백악관] |
프로 및 대학 스포츠 경기 우승팀을 초청해 축하행사를 열어주는 것이 백악관의 전통이며 올해는 슈퍼볼 우승팀인 필라델피아 이글스를 초청했다.
과거에도 선수들이 대통령에 반발하는 의미로 행사에 불참한 적이 있다. 2012년에는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골리인 팀 토머스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백악관 행사에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대통령이 행사를 취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CNN은 전했다.
무릎 꿇기 시위는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이 시작했다. 비무장 흑인에게 경찰이 발포하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이에 항의의 표시로 국가가 연주될 때 똑바로 서서 가슴에 손을 올리지 않고 무릎을 꿇은 것. 이후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선수들이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무릎 꿇기 시위를 이어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릎 꿇기 시위를 비난하며 구단주가 이 선수들을 해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NFL 측은 국민의례를 원치 않는 선수들을 라커룸에 대기하도록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국가가 연주될 때 라커룸에 있는 것은 무릎 꿇기 만큼이나 무례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초대 취소에 전직 이글스 리시버였던 토리 스미스는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팀에는 많은 선수들이 있으며 이들은 각기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 행사에 가고 싶어하는 사람은 갈 수 있어야 한다. 대다수가 당신을 보고싶어 하지 않는다고 해서 초대를 취소하는 것은 비겁한 행동이다. (이번 행사를) 국가(國歌) 문제로 만드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밝혔다.
밥 케이시(민주·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자신도 백악관 행사에 불참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글스 팀을 의회에 초청했다.
토리 스미스 트위터 내용[자료=토리 스미스 트위터 계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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