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본사 방문한 국내 대표단 면담...“모회사 경영 문제 없어” 강조
6월 중 구체적인 플랜 공개할 듯...담보 제공 등 추가 대책은 거절
[서울=뉴스핌] 김민수 기자 = 최근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중국 에너지기업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이 이달 말까지 자구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CERCG는 자회사인 CERCG캐피탈의 회사채(총 1억5000만달러)를 기초자산으로 조성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채권단과 발행주관사, 신용평가사 등 국내 금융사 대표단과의 면담에서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 말 CERCG가 인수한 홍콩의 더센터 전경. <사진=바이두> |
동시에 현재 부도가 발생한 회사채에 대한 채권 상환 방안을 비롯한 구체적인 자구계획을 늦어도 이달 말까지 공시하겠다고도 했다. 이 자리에서 CERCG 측은 “자회사의 디폴트 선언은 정부 차원의 디레버리지(부채 감소) 정책으로 자본 압박이 심화된 데 따른 결과”라고 규정하며 “모회사의 경영 상태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CERCG는 자회사 CERCG오버시즈캐피털이 발행한 3억5000만달러 규모의 달러 표시 채권 원리금을 갚지 못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회사채는 CERCG가 직접 지급보증했으나 최종시한으로 지정한 지난달 25일까지 원금상환이 이뤄지지 않아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에 따라 CERCG의 또 다른 자회사의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국내서 발행된 ABCP도 손실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해당 상품은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 주관으로 1646억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현대차투자증권(500억원), BNK투자증권, KB증권(이상 200억원), 유안타증권(150억원), 신영증권(100억원)이 인수했다. CERCG 본사를 방문한 국내 대표단 역시 이들 증권사와 신용평가를 담당했던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 등 20여명으로 꾸려졌다.
하지만 CERCG가 직접 부도 사태 해결 의지를 밝히면서 ABCP 디폴트에 대한 우려는 다소 수그러들 전망이다. 만기인 11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남은 만큼 이 달 말 공개될 자구계획에 따라 원리금 상환 여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대표단이 요구한 조기상환 및 담보 제공 등에 대해선 다른 채권자들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부실 평가 논란으로 비판 받고 있는 나이스신평은 오는 7일쯤 해당 채권에 대한 추가 보고서를 내놓을 방침이다. CERCG의 ABCP 발행 당시 ‘투자적격’ 판정을 내렸던 나이스신평은 CERCG 자회사의 디폴트 사태가 불거진 이후 지난달 18일과 31일에도 잇따라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mkim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