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GNI서 가계 비중 줄고 정부 비중은 커져
세금·4대보험 등 국민부담은 지속 상승
2017년 25.1%→2021년 26.4%
[세종=뉴스핌] 한태희 기자 = 경제성장으로 파이가 커졌지만 가계 살림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국민총소득(GNI)에서 정부 몫이 증가하는 동안 가계 몫은 오히려 감소했다. 더욱이 세금을 포함해 가계가 져야 할 부담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 앞날도 밝지가 않은 상황이다.
5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GNI에서 가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56.0%로 전년(56.3%)보다 0.3%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GNI에서 정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23.1%에서 23.8%로 0.7%포인트 올랐다. 이는 지난해 초과세수 발생 등으로 정부가 곳간을 넉넉히 채울 때 가계는 상대적으로 배를 불리지 못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세수 풍년'으로 세계잉여금 11조3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가구 평균 소득은 지난 1년 동안 6만3139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16년 4분기 363만5291원에서 2017년 4분기 369만8430만원으로 1.7% 오른 정도다.
가계 살림 형편이 확 나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출 부담은 커지고 있다. 국민부담률이 해마다 뛸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민부담률은 1년 동안 국민이 내는 세금과 국민연금보험료와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를 포함한 사회보장기여금을 더한 금액이 해당 연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올해 국민부담률은 26.1%. 지난해 본예산(25.1%)과 비교하면 1%포인트 높다. 국민부담률은 앞으로 계속 오른다. 기재부가 내놓은 '2017~2021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보면 국민부담률은 2019년 26.2%를 기록한 후 2021년에는 26.4%에 도달한다.
국민부담률이 높아지면 세금을 지금보다 더 많이 내야 하거나 공적 보험료가 올라야 한다. 이래저래 국민 허리가 휠 일만 남았다는 얘기다.
전문가는 정부가 소득 재분배 정책을 강화해 국민, 특히 저소득층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가계 부문에 대한 소득이 낮아지고 소득 양극화도 나타나고 있다"며 "실질소득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정부가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오인 경제정책팀장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자영업 임대료, 프랜차이즈 불공정 거래 등을 손보는 구조 개혁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