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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현장르포] '접전' 경남도지사…"김갱수 누구라고예?", "홍준표 삼류 막말"

기사입력 : 2018년06월02일 09:27

최종수정 : 2018년06월02일 10:05

김경수, 보수색 강한 '서부' 공략...김태호,진보색 강한 '동부' 유세
"그래도 어른들은 보수, 젊은 층은 진보…뚜껑 열어봐야 알 것"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 김유근 경남도지사 후보 지원사격

[김해·양산·합천=뉴스핌] 이지현 조정한 기자 =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경남은 최고 접전지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 정부의 높은 지지율을 등에 업고 경남 지역에서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보수의 텃밭인 경남을 지켜야 하는 한국당은 드루킹 공세를 통해 판세 뒤집기에 나섰다.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경남도지사 후보와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정면 돌파에 나선 모양새다. 선거 유세 이틀째인 1일 두 후보는 각자에게 가장 험지로 분류되는 서부경남과 동부경남을 찾아 유세에 나섰다.

◆ '가장 아픈' 서부경남부터 훑는 김경수...유권자들 "김갱수? 누구라고예"

김경수 후보는 이날 경남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 경남'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 시작일인 지난달 31일 거제에서 출정식을 갖고 "가장 아픈 서부경남에서 시작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합천=뉴스핌] 조정한 기자 = 김경수 더불어민주 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일 경남 합천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선 유세 차량에 올라 유세를 하고 있다. 2018.06.01 giveit90@newspim.com

1일엔 거창-산청-합천 등 서부 경남 지역을 훑었다. 이 지역엔 연령대가 높은 유권자들이 많다. 프랜차이즈 카페 수보다 한약방 같은 의료기관이 더 많은 지역구다. 미디어의 영향도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이날 합천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만난 한 80대 어르신은 경남도지사 선거에 대해 묻자 "갱수(경수)가 뭐고 모르겠다"며 지나갔다. 이후 만난 70대 후반 어르신들은 김 후보는 알아도 '드루킹 사건'에 대해선 확실히 인지하지 못했다. 지차체장 선거를 돕고 있는 한 운동원은 "여기는 무조건 이름부터 들이대고 봐야한다"며 운동복에 적힌 이름을 꼬집어 보였다.

보기 드문 20대들은 후보 선택 기준에 대해 혼란스러워했다. 가게에서 만난 20대 소방대원들은 대뜸 '드루킹 사건'을 물으며 "그런데 김경수가 피해자에요? 가해자에요?"라고 물었다. 이어 "문재인 최측근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한 것까지 알고 있다"면서 "김태호는 (경남도지사를) 해본 사람이고 그럼 누굴 뽑아야하냐. 멘붕(혼란스럽다)이다"라고 대답하지 못했다.

[합천=뉴스핌] 조정한 기자 김경수 더불어민주 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일 경남 합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지지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giveit90@newspim.com

인물에 대해선 확답하지 못했지만, 당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명확한 입장을 가진 유권자들이 많았다. 약국을 운영하는 60대 약사는 "홍준표 대표가 좀 괴짜아니에요? 한국당 뽑으면 안 될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50대 공인중개사도 "뭐라도 얻어 걸리려면 여당 뽑으라고 주변에서 그런다"고 말했다.

이날 김 후보는 합천 유세에서 "경남도민들은 이제 네거티브 정치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지 않습니까"라고 물은 뒤 "선거라는 건 잘했으면 밀어주고 못했으면 새롭게 바꾸는 것 그게 선거가 아닙니까. 지역 발전에 진보 혹은 보수가 무슨 소용이 있습니까. 경남을 새롭게 바꿀테니 군수나 경남도지사 모두 민주당으로 뽑아주시고 '세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천남해하동 위원장)도 이날 지원 유세를 나와 김 후보를 응원했다. 제 의원은 "나쁜 정치를 하면 국민이 반드시 심판해서 절대로 권력을 쥘 수 없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줘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민주당이 정말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방권력을 바꿔 나의 삶을 바꾸는 계기로 만들어 달라! 미래를 희망으로 바꾸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90도로 허리 숙인 김태호 "속죄하는 마음"…민주당 강세인 동부경남서 유세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를 만난 곳은 경남 김해시 부원역 앞 사거리 도로에서였다. 그는 지나가는 차 하나하나에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했다. 종종 화물차에는 거수경례를 했고 지나가는 버스 안 시민들에게는 손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김해=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일 경남 김해시 부원역 인근 사거리에서 거리인사를 하고 있다. 2018.6.1 jhlee@newspim.com

5초에 한번 꼴로 허리를 숙이는 그에게 힘들지 않냐고 묻자 "시민들이 손 흔들어주니까 안힘들어요. 민심이 파스죠!"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의 인사에 화답하는 시민들은 짧은 경적을 울리며 손을 흔들었다. 응원의 경적이었다. 전날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부산에서 유세를 할때 차량들이 길게 경적을 울리며 유세를 방해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어떤 시민은 차를 갓길에 세우고 내려 그와 악수를 하기도 했다.

한시간 가량을 30도에 육박하는 땡볕 아래서 인사를 한 김 후보의 빨간색 점퍼는 땀으로 얼룩져 있었다. 그는 뉴스핌과 만나 "속죄하는 마음으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당이 국민들을 실망시켰지 않나"라면서 "두달 전부터 경남을 돌아다녔는데 처음엔 굉장히 어려웠다. 그래도 요즘은 조금 마음의 문을 열어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제가 야당 후보로 나왔는데 저 하나와 문재인 정부의 싸움처럼 되고 있다. 그래도 경남은 지켜야 한다. 이 나라 경제나 건전한 보수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면서 "현장 다녀보면 여론조사와 실제 반응은 다소 다르다. 시민들 응원에 힘이 난다"고 전했다.

실제 그를 응원하는 시민은 꽤 많았다. 김 후보가 김해에서 양산으로 이동해 양산의 가장 큰 시장인 남부시장 앞에서 선거 유세에 나섰을 때도 2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시장 앞 입구가 꽉 막혔을 정도였다. 시민들과 지지자들은 김 후보의 선거 유세 발언에 연신 "김태호!"를 외치며 그를 응원했다.

[양산=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태호 자유한국당 경남도지사 후보가 1일 경남 양산 남부시장을 방문해 선거유세를 펼쳤다. 이날 김 후보의 선거 유세를 보기 위해 지지자 및 시민 200여명이 시장 앞에 몰렸다. 2018.6.1 jhlee@newspim.com

유세 현장에서 만난 한 50대의 지지자는 "여론조사는 믿을 수 없고 주변에 보면 김태호가 인기가 좋다"면서 "다만 김태호 자체는 인기가 많은데, 당이 좀 탄탄해져야 후보도 잘 풀릴 것 같다"고 말했다.

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가 강한 지역이다. 하지만 김해와 양산 등 경남 동부권은 조금 다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김해 출신인데다 최근 한국당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아 민주당 바람이 불고 있다. 그래서 김 후보는 이날도 선거 유세를 하며 "김경수는 선거 직후 드루킹 수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양산에 거주하는 김영훈(58)씨는 "김해 양산 지역은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인 만큼 그 색이 짙어서 한국당이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면서 "거기다 최근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삼류 막말을 하는 탓에 한국당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다. 드루킹이 문제가 되더라도 그건 차후 문제이니 김 후보를 찍을 것"이라고 말했다.

젊은층 역시 한국당보다는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남부시장에서 만난 황성미(42)씨는 "아무래도 젊은 층은 민주당 혹은 정의당 같은 진보에 대한 지지가 많다"면서 "어른들은 아직 보수를 지지하고 젊은 층은 진보를 지지하는 만큼 경남의 이번 선거 결과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 지원유세 나온 유승민…쉰 목소리로 시장 구석구석 돌며 후보 홍보

"아이고! 미래 대선후보 오셨는데 악수 한번 해야지!"

공교롭게도 이날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도 경남 양산 남부시장을 찾았다. 김유근 바른미래당 경남도지사 후보의 선거유세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 시민들은 유 대표를 알아보며 반갑게 인사를 청했다.

[양산=뉴스핌] 이지현 기자 = 유승민 바른미래당 대표가 1일 경남 양산 남부시장을 찾아 김유근 바른미래당 경남도지사 후보와 인사하고 있다. 2018.6.1 jhlee@newspim.com

하늘색 와이셔츠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유 대표의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전날도 두 시간밖에 잠을 자지 못했다고 했다. 하지만 김경수, 김태호 후보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김유근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그는 상점을 구석구석 방문하며 김 후보를 소개했다.

지나가던 시민들이 유 대표를 알아보고 사진을 요청하자 흔쾌히 "사진 찍으소!"하며 손가락 3개를 펼쳐 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시장 안에서 100m가 안 되는 거리를 이동하는데 20분이 넘게 소요됐다.

열심히 뛰었지만 한계는 있었다. 민주당과 한국당에 비해 존재감이 약하다는 것. 시장 안에서 만난 박모(70)씨는 "나는 바른미래당 당원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면서 "다른 당에 비해서 존재감이 없다. 당원인 나도 도지사나 시장 후보에 누가 나오는지 모를 정도로 홍보도 약하다"며 안타까워했다.

◆ 위기의 경남 살릴 공약은? '산업구조 재편·관광산업 발전' 등 내세워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꺼져가는 경남의 경제 불씨를 살리기 위한 공약을 내놨다. 그는 조선·기계부품 위주의 편중된 산업구조로 인한 일자리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제조업을 혁신하고 산업지도를 확대해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단순 제조업위주의 일자리에서 전문기술직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물류전문인력 등 물류관련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김태호 자유한국당 후보는 1순위 공약으로 경남을 첨단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5G네트워크인프라나 IoT,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형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을 육성해 경남을 세계적인 신전략사업의 메카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 이에 더해 남해안 해양관광특별권역 지정 등을 통해 경남을 국제적 해양관광도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유근 바른미래당 경남도지사 후보는 일자리 창출을 제1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경상남도의 산업구조를 군사·우주·항공 등의 선진화된 산업구조로 개편해 경남 경제 부흥기를 만들고 일자리를 10만개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김 후보 역시 남해안 해양관광벨트 조성 및 디즈니랜드 유치 등 관광산업 개발을 약속했다.

다음은 각 후보의 공약이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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