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위원장, 3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답변
"잘못된 매도 주문 즉시 취소 가능 시스템 구축"
"공매도, 개인 접근성 높이고 처벌 강화할 것"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청와대가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관련, "6월 중 조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31일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 및 공매도 금지' 국민청원 답변에서 "내부통제 미흡 등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 9일 전체 증권사를 대상으로 주식 매매시스템 점검에 착수했다.
최 위원장은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현금과 주식배당 시스템을 완전 분리시키고 은행전산망을 통해서만 우리사주 배당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또 "보유 물량보다 많은 주식을 매도하지 못하도록 매매시스템을 실시간 검증하고, 잘못된 매도 주문 접수 시 이를 즉시 취소할 수 있는 '비상버튼 시스템'도 갖추겠다"고 덧붙였다.
최종구 금융위원회 위원장 /이형석 기자 leehs@ |
'삼성증권 시스템 규제 및 공매도 금지' 청원은 지난 4월 6일 삼성증권 일부 직원들이 잘못 배당된 우리사주를 매도한 것이 계기가 됐다. 증권회사의 허술한 시스템에 대한 규제와 함께 신뢰하기 힘든 공매도를 금지하라는 내용으로, 한 달 만에 24만2286명의 국민이 동참했다.
최 위원장은 "발행주식 총수의 30배가 넘는 주식이 입고된데다 일부 직원은 실제 주문을 내는 등 전산시스템과 내부통제가 부실했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시장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엄중하게 대응하는 동시에 재발 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고 강조했다.
긴급조사에 나선 금감원은 주식을 매도한 삼성증권 직원 21명을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 지난 28일 삼성증권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당시 주가 급락으로 피해를 본 개인투자자 500여 명에게는 삼성증권이 약 4억5000만원을 보상했다.
최 위원장은 청원인의 공매도 제도 폐지 요청과 관련해서는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매도하는 제도로, '착오'로 입고된 주식을 매도한 이번 사고와는 관련이 없다"며 "다양한 투자전략의 하나인 공매도는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주요시장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매매기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인투자자들의 공매도에 대한 불신 때문에 청원에 폐지 요구가 포함된 것 같다"며 "긍정적 기능도 있는 공매도 제도에 대해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고 언급했다.
최 위원장은 그러면서 "향후 개인투자자가 빌릴 수 있는 주식 종목과 수량을 확대해 개인의 공매도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라며 "무차입 공매도 등 이상거래를 실시간 확인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공매도 관련 규제를 위반할 경우, 형사처벌과 함께 부당이득 환수를 위한 과징금까지 부과하도록 법 개정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기업이 원활하게 사업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본시장 3대 개혁과제'도 함께 밝혔다.
2017년 기업들은 자본시장에서 42조6000억원을 조달했으나 이 중 중소기업은 3조2000억원을 확보하는 데 머물렀다.
최 위원장은 "중소·벤처기업이 보다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공모·사모 자금 모집체계를 개편하고 신규공모시장(IPO)의 신주배정방식 등을 개선, 시장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사전 규제는 과감히 줄여나가되, 투자자 피해, 시장질서 교란 등에 대해 사후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근본적으로 재정비하겠다"고 언급했다.
한편 청와대는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은 청원에 대해 답하고 있다. 현재 '선관위 위법사항 국회의원 전수조사', 'TV조선 종편 허가 취소', '자주포 폭발사고 장병 치료 및 국가유공자 지정' 등 6개의 청원이 기준을 충족, 답변이 예정돼 있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