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력 의심" 이스타코 투자주의종목 지정
엘비세미콘 지분관계 없는 관계사 기대감에 덩달아 급등
[서울=뉴스핌] 김민경 기자 =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면서 관련주들이 연일 급등하는 가운데 전혀 관련이 없음에도 슬그머니 테마주에 편승한 기업들이 눈길을 끈다. 한마디로 '묻지마 투자'다.
최근 한 달간 이스타코 주가와 거래량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
30일 한국거래소는 유가증권시장의 '이스타코'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했다. 이스타코에 대해 소수계좌의 매수 관여가 과다하다는 이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이스타코를 거래한 상위 20개 계좌의 매수관여율(특정 지점 매수량이 전체 거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6%를 넘어섰다. 특히 상위 3개 계좌에서 10%가 넘는 거래가 이뤄졌다.
소수계좌의 거래 집중은 소위 '특정 세력'의 시세조작 가능성을 높인다. 한국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이스타코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단기과열온화장치를 발동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1일부터 이스타코는 3거래일간 30분 단위 단일가매매 방식을 적용받을 수 있다.
회사측 역시 당혹스럽다는 입장. 이스타코 관계자는 "미국 빌보드사와 MOU를 체결했다는 허위 정보가 퍼지면서 테마주에 이름을 올렸다"며 "지난 2012년 빌보드코리아와 공동 비즈니스를 진행한 것이 와전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최근 한 달간 엘비세미콘 주가와 거래량 추이 <자료=대신증권 HTS> |
코스닥 시장의 엘비세미콘은 관계회사 엘비인베스트먼트가 BTS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11.09%를 보유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확인결과, 엘비인베스트먼트는 엘비(모회사)의 100% 자회사로 엘비세미콘은 엘비의 지분법 적용 대상 기업. 즉 엘비의 지분평가시 이익이 산정된다. 하지만 엘비세미콘과 엘비인베스트먼트 두 회사는 서로 지분관계가 없다.
한국거래소는 엘비세미콘이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단기급등·불건전요건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지난 28일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고 31일 매매거래정지를 예고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테마주같은 단기 재료들은 기업에 대한 분석 없이 심리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크다"며 "기업의 실적이나 펀더멘탈보다 정보 의존도가 높은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클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cherishming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