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분분양 아파트로 '물납'하면 10억원 아파트 열 채 내야
강남 소규모 재건축 '비상'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 재건축 조합이 서초구청이 통지한 재건축초과이익환수금(부담금)을 내려면 일반분양으로 나올 아파트를 모두 '물납'해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이익 부담금에 비해 일반분양 물량이 적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반포현대와 같이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소규모 재건축 사업장에 비상이 걸렸다.
16일 국토교통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재건축 부담금 예정금액이 통보된 서초구 반포현대 재건축조합이 부담금 108억원을 내려면 일반분양으로 예정된 12가구를 모두 정부에 무상 제공해야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재건축 부담금을 낼 때 현금 대신에 재건축사업으로 공급되는 주택으로 납부하는 '물납'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에 따른 개발 부담금은 이익 실현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납부해야한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을 하기 위해 마련한 아파트를 물납하는 조합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반포현대 아파트와 같이 일반분양 물량이 적은 아파트에서 물납을 선택한다면 사실상 일반분양을 포기해야 한다.
서울 서초구 반포현대 아파트 전경 <사진=이윤청 기자> |
서초구청이 지난 15일 반포현대 조합에 통보한 예산 부담금은 조합원 1인당 1억3569만원. 반포현대 조합원은 80명으로 총 부담금은 대략 108억원이다.
새로 짓는 반포현대 아파트는 총 108가구로 이중 16가구가 임대아파트다. 조합원 중 현금청산자가 한명도 없다면 일반분양으로 나올 수 있는 물량은 최대 12가구다.
부동산시장 변동이 크지 않아 서초구청이 통보한 부담금이 재건축 종료시점까지 변동이 없다면 조합은 108억원 어치의 아파트를 내놓으면 된다.
지난 2016년 반포현대와 맞닿아 있는 '반포센트럴푸르지오써밋'의 분양가는 한 채당 10억원을 넘었다. 전용 59㎡ 분양가는 9억3000만~10억6600만원, 전용 84㎡가 12억7700만~14억9400만원이다.
이 단지 분양가를 감안하면 반포현대 조합이 물납을 하면 일반분양 12가구 중 최소한 전용 59㎡형 아파트 10채를 내놓아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사실상 일반분양 물량이 남아나지 않는다.
이와 함께 기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연면적 비율)이 150~200% 사이인 중층(10~15층) 재건축 단지는 일반분양물량을 모두 국가에 '헌납'해야 한다는 가정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선분양제도에서 물납을 하려면 분양 전에 결정을 해야하는데 최종 부담금은 준공시점에 통보돼 정확한 부담금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조합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물납 주택은 국민주거안정과 주택시장에 안정에 기여하도록 운영된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장기전세주택 등으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