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유 2014년 이후 최고치, WTI도 70달러 웃돌아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란 핵협정 재검토 마감 시한이 5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제 유가가 급등, 시장은 최악의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 주요국이 막판 미국 달래기에 적극 나선 가운데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 협정이 파기될 경우 리스크에 대한 경고가 꼬리를 물고 있다.
핵협정 파기 시 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경고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사진 =블룸버그] |
오는 12일 이란 핵협정 시한을 앞두고 세간의 시선이 미국에 집중됐다.
북한과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쟁점이 논의되는 시점과 맞물리면서 일부 외신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핵 포기 발언이 고강도 경제 제재의 성과라고 판단, 미국이 이란에 대해서도 같은 논리를 동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국제 사회의 압박이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불러낸 한편 비핵화 결정을 내리게 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핵협정을 파기하는 한편 제재를 강화하는 데 무게를 둔 트럼프 행정부의 움직임은 궁극적으로 이란의 정권 교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폼페이오 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란의 체제 변화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인물로 평가 받고 있어 핵협정 합의에 대한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이란의 통화 리알화가 바닥으로 추락하면서 경제 위기 가능성이 이미 고개를 들었고, 실제로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임금 체불 등 실물경기가 피폐해진 상황.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정부를 압박할 때 핵 프로그램의 영구적인 동결과 그 밖에 미사일을 포함한 대량살상 무기의 제한, 시리아를 중심으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 진화 등 커다란 수확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계산하는 모습이다.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을 설득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영국 보리스 존슨 외무장관이 이번주 워싱턴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볼턴 보좌관 등 고위 정책자들과 만나 이란 핵협정 합의를 설득할 예정이다.
그는 7일(현지시각)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의 결점을 지적한 것은 옳은 것이지만 이를 내팽개치는 것은 해답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주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이란 핵협정를 유지하는 방안을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란과 크고 작은 군사적 마찰을 일으킨 이스라엘은 2015년 핵협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이 새로운 협상을 거부하면서 상황은 더욱 난국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이란은 새로운 협상은 없으며, 기존의 협정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장중 국제 유가는 가파르게 치솟았다. 브렌트유가 브렌트유가 장중 배럴당 75.81달러까지 오르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70.40달러까지 올랐다. WTI가 배럴당 70달러 선을 넘어선 것 역시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즈호 증권의 밥 요거 이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이번주 유가가 요동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