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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펀드 자금 '썰물' 美 금리 충격 본격화

기사입력 : 2018년05월04일 23:48

최종수정 : 2018년05월04일 23:48

이머징마켓 채권펀드 16개월래 처음으로 2주 연속 '팔자'

[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서 2주 연속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2016년 이후 처음 발생한 일이다. 미국 국채 수익률 상승에 투자자들이 적극 반영하는 상황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풀이된다.

해당 지역의 통화 역시 ‘팔자’에 시달렸고, 주식펀드로는 자금이 유입됐지만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브라질 헤알화 <사진=블룸버그>

4일(현지시각) 시장조사 업체 EPFR 글로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한 주 사이 글로벌 이머징마켓 채권펀드에서 10억달러에 달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는 미국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에 따른 충격으로 금융시장에 혼란에 빠졌던 지난 2월 이후 최대 규모에 해당한다.

또 해당 펀드는 16개월만에 처음으로 2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미국 금리와 달러화 상승이 신흥국 기업들의 회사채 차환 발행이나 상환 리스크를 높인다는 관측이 ‘팔자’를 부추겼다는 분석이다.

이머징마켓 자산에 대한 매도 공세가 거센 가운데 해당 지역의 통화 역시 가파르게 하락했다. JP모간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통화는 지난 4월 초 이후 달러화에 대해 4.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달러화는 글로벌 주요국 통화에 대해 2.7% 상승했다. 최근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이 불과 2주 사이 기준금리를 3%포인트 인상하는 과격한 행보를 취했지만 페소화의 사상 최저치 하락을 막아내지 못하면서 투자 심리가 한층 더 냉각됐다.

아르헨티나 페소화는 4월 이후 달러화에 대해 9.4% 급락했다. 낙폭은 대부분 최근 한 주 사이 발생했다.

브라질 헤알화 역시 같은 기간 6.3% 급락했고, 멕시코 페소화가 4.6% 내리는 등 주요 신흥국 통화가 동반 하락했다.

미국 금리와 달러화 상승으로 인해 이머징마켓의 자산이 기류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데 월가 투자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UBS 애셋 매니지먼트의 페데리코 칸 신흥국 채권 헤드는 파이낸셜타임즈(FT)와 인터뷰에서 “지난해에는 모든 상황이 이머징마켓 자산에 우호적이었지만 최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0%를 뚫고 오른 데 따라 투자자들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며 “신흥국 자산시장으로 글로벌 자금이 재유입되기 위해서는 미국 금리가 안정되는 모습이 확인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 4월 하순 고점을 기준으로 연초 이후 60bp 치솟았다.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도 2.5% 선을 밟으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로 올랐다.

월가는 이번주 통화정책 회의에서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만큼 금리 인상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한편 이머징마켓 주식펀드는 지난 한 주 사이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하지만 유입 규모가 3억3300만달러로 지난 1월 기록한 고점 53억달러에서 크게 축소됐다.

FTSE 이머징마켓 지수는 지난 1월 고점 대비 11% 급락했다. 모간 스탠리를 포함한 일부 투자은행(IB)은 신흥국 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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