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확대되면서 외환시장에서 엔저 압력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1달러=110엔까지 상승하며 약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오후 4시 10분 현재도 1달러=109엔대 후반에서 추이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 상승으로 일본과 미국의 금리 격차가 11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지면서 달러화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 정세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달러화의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일본과 미국의 금리 격차는 외환시장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지표의 하나다. 일본은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하면서 10년물 국채 수익률(장기금리)이 0%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기준금리(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 장기금리를 0% 정도로 유도하는 현행 통화정책을 동결했다.
하지만 미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4년 3개월 만에 3%대를 기록했다. 나아가 시장에서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올해 두 차례 정도 더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10년간 엔/달러 환율 추이.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
일본의 금리가 사실상 고정돼 있는 상태라는 점에서 미국의 금리 인상은 양국 간 금리 격차가 더욱 확대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금리가 낮은 일본 엔화에서 금리가 높은 미국 달러화로 자금이 이동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이미 외환시장에서는 일본의 생명보험사 등이 엔화의 매도 주체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스미토모(住友)생명보험의 한 관계자는 “수익률이 3%를 넘어선 미 국채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금리에 연동하는 엔저의 지속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경기 회복세에 부담이 되면서 미 증시가 하락하고 달러화에도 매도 압력이 가해질 우려가 있다.
엔저 기조가 지속력을 확보하려면 미 금리가 상승하는 동시에 미 증시도 올라야 한다는 것이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도쿄 외환시장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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