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금융회사·여성·이코노미스트 출신 '이례적'
이성남 금통위원 이후 10년만에 여성 후보 추천
[서울=뉴스핌] 민지현 기자 = 임지원 JP모간체이스 은행 서울지점 수석 본부장이 오는 12일자로 임기가 만료되는 함춘호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의 후임으로 추천됐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그간 '서울대 출신의 50대 남성'인 '교수나 관료 출신의 인사'로 대부분 구성됐었다. 이런 관행에서 벗어나 외국계 금융사의 여성 이코노미스트가 후보자로 최종 추천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임지원 제이피모간체이스은행 서울지점 수석본부장 <사진=은행연합회> |
은행연합회가 임 후보의 추천을 확정하기 전 금융시장에선 권구훈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전무, 장재철 KB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 민간 금융기관이나 외국계 IB에 기반을 둔 인사들이 자주 언급된 바 있다.
임지원 후보는 1964년생으로 서울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JP모간체이스은행에서 20여년간 한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까지 한국은행 통화정책 자문회의나 기획재정부 국가경쟁력정책협의회 위원 등으로 활동했다. 또한 김광두 부의장이 주도하는 국민경제자문회의의 위원이기도 하며 삼성경제연구원 수석연구원과 국회예산처 거시 경제부문 자문위원,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도 거쳤다.
채권시장 고위 관계자는 "미국 등 해외의 경우에는 중앙은행 총재나 장관 같은 경우에도 IB 출신이 맡기도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흔치 않은 경우"라면서 "해외 IB출신이 추천된 점에서는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장에서 워낙 오래 활동했고 한국은행이나 정부하고도 교감이 많아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채권시장 고위 관계자는 "임 후보를 시장에서는 비둘기파적인 인사로 평가하는거 같으나 이번 인사 추천으로 시장에서 가격 움직임에 특별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인사추천으로 비둘기파냐 매파냐를 논하기 보다는 '보수적인 조직의 대명사로 인식되던 한국은행의 금통위원에 변화의 바람이 진짜 부는것인가'라는 인사 추천의 배경에 대해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한은 금통위 구성에 다양성을 담고자하는 의도가 크다"며 "한국 사회에 존재하는 유리천장을 깨고 외국계 출신의 다양한 시각을 담아낼 수 있을 것 같아 긍정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채권 시장 고위 관계자는 "임 후보가 시장에 있었던 분이라 금융 시장을 잘 알고 JP모간 같은 거대 금융기관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경제를 전망했던 사람"이라며 "이러한 장점을 활용해서 기존의 학자나 관료 출신보다 현실적이고 글로벌 감각을 가진 예상을 하지 않을까"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은 고위 관계자도 "2008년 첫 여성 금통위원인 이성남 위원의 임기가 만료된 후 10년만에 여성 금통위원이 추천된 것으로 신선하다"며 "금통위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고자 하는 의도가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후보는 IB나 경제·금융계에서도 인지도가 높으며 업계에서 대표적인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로 알려져 있어서 많은 활약을 할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임 후보가 새 금통위원으로 최종 임명될 경우 여성으로서는 이성남 전 위원에 이어 두번째 금통위원이 된다. 이성남 전 금통위원은 민주통합당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씨티은행 출신으로 풍부한 현업 경험을 쌓았다. 또한 금융감독원 검사총괄실 실장, 금감원 검사총괄담당 부원장보 겸 검사총괄국장 등을 거쳐 금융계의 '대모'로 통하는 인물이다.
jihyeon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