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글로벌

속보

더보기

日, 연이은 성추문…집요한 '피해자 때리기' 이유

기사입력 : 2018년04월30일 17:00

최종수정 : 2018년04월30일 17:00

피해자에 대한 책임전가·피해자를 꽃뱀으로 모는 세태
전문가들 "침묵 깨고 나서야 사회가 바뀌어"

[서울=뉴스핌] 김은빈 기자 = 일본에서 공직자와 유명인들의 성추행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양상도 논란이 되고 있다고 30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 같은 '피해자 때리기'는 크게 책임 전가와, '꽃뱀론' 두 가지로 나뉜다.

여고생에게 강제 키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인기 그룹 TOKIO의 멤버 야마구치 다쓰야(좌)와 복수의 여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 주간지에 보도된 후쿠다 준이치로 전 재무성 사무차관(우)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러게 왜 따라 가"…피해자에 '책임전가' 

"술 취한 남자와 키스한 정도로 경찰을?"

일본에서 예능 출연으로 인기가 높은 연예인 '데비부인'은 최근 자신의 블로그에서 성추행 피해자를 비난했다. 비난받은 이는 일본의 유명 아이돌 TOKIO(토키오)의 멤버 야마구치 다쓰야(山口達也)에게 강제외설행위를 당한 여고생이었다. 

데비부인은 블로그에서 "야마구치씨의 집이니까 간 거 잖아. 17살이나 먹은 여자애는 남자의 집에 안가는 편이 낫다"면서 "엄마에게 전화해서 경찰까지 부르다니"라며 피해 여고생을 비판했다.

피해자를 공공연하게 비판하는 건 그뿐만이 아니다. 원로 가수이자 배우인 나카조 기요시(中条きよし)도 방송에서 "여고생이라면 걷어차서라도 도망갈 수 있어 집에 돌아갈 수 있다"며 "아예 안가면 된다"고 말하면서 피해자의 책임을 지적했다. 

신문은 "인터넷 상에서는 가해자를 옹호하는 두 사람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두 사람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전했다. 

이에 인권교육 비영리단체(NGO)인 'CAP센터 JAPAN' 사무국 관계자는 "40대 성인과 여고생 사이에는 명백한 힘의 불균형이 있다"며 "아이에게 책임을 넘기는 건 명백한 2차 가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피해자가) 비난에 자책감을 느끼고 피해 사실을 얘기하지 못하게 된다면 회복은 늦어진다"고 했다. 

일본에서는 현재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조짐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CAP센터 관계자는 "성폭력을 받은 미성년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경험을 했다', '혼자가 아니다'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게 좋다"면서 "어른들이 아이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에서는 피해자만 고립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 "돈 노리고 접근한 거 아냐?" '꽃뱀' 논리도 단골

성폭력 문제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논리 중 하나가 '꽃뱀론'이다. 후쿠다 준이치(福田淳一) 전 재무성 사무차관의 경우엔 아소 다로(麻生太郎) 부총리 겸 재무상이 스스로 '꽃뱀'론을 들고 나오기도 했다. 

아소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후쿠다가) 속은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후쿠다 전 차관에 대한 옹호를 한 바 있다. 

TOKIO 사건에서도 인터넷에선 "돈이 목적", "TOKIO라는 유명세를 노린 것"이라는 이야기가 일본 인터넷에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다나카 도시유키(田中俊之) 다이쇼대학 사회학과 준교수는 "꽃뱀 논리는 남성 우위 사회에서 '여성이 남성의 발목을 잡으려 한다'고 여성에게 뒤집어 씌워 남성의 이익을 지키려는 논리"라고 분석했다. 다나카 교수는 "일본은 성폭력이나 2차 가해의 심각함을 성교육하지 않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나 가해자 책임 등 본질적인 논의가 나오기 힘든 미성숙 사회"라고 했다.  

오사와 마치고(大沢真知子) 일본여자대학 교수도 "남녀 문제에선 여성이 자기방어를 하고 참는 게 당연하다는 암묵의 합의가 형성돼있다"며 "하지만 비판을 받아도 목소리를 내는 여성이 나온다면 시대는 바뀌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일본의 골든 위크가 시작된 지난 28일, 도쿄 신주쿠역에선 '우리는 침묵하지 않는다' 등의 플랜카드를 들고 후쿠다 전 차관 성희롱 의혹 항의시위에 나선 젊은이들이 있었다"며 더 이상 침묵의 시대가 아니라고 진단했다. 

 

kebjun@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李정부 국정 5개년 책자 나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기자 = 이재명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이 담긴 책자가 발간된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이날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에는 123대 국정과제에 대한 주요 내용과 구체적인 입법 방향 등이 담겼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정기획위원회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8.13 photo@newspim.com 국정기획위원회가 지난 13일 1호 과제로 발표한 개헌에는 대통령 권력 구조 개편도 포함됐다. ▲4년 연임제 및 결선투표제 도입 ▲감사원 국회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 및 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국무총리 국회 추천제 도입 ▲중립성 요구 기관장 임명 시 국회 동의 의무화를 추진하겠다고 명시했다. 또 5·18 광주 민주화운동 정신 등 헌법 전문 수록과 검찰 영장 청구권 독점 폐지, 안전권 등 기본권 강화 및 확대, 지방자치와 균형발전을 위한 논의기구 신설, 행정수도 명문화 등이 개헌 과제로 포함됐다.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법 개정도 추진된다.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재외국민 투표 관련 규정을 개정해 국민투표법 위헌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개헌 찬반 투표는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국회의원 선거 때 실시하겠다고 명시했다. [서울=뉴스핌] 뉴스핌이 확보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 책자. 2025.8.20 ycy1486@newspim.com 이번 책자에는 국정기획위가 지난 13일 대국민보고대회에서 공개한 123대 국정과제보다 훨씬 세부적인 내용이 담겼다. 당초 국정위는 이날 국정운영 5개년 계획도 공개하려 했다가, 돌연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 비공개 결정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위 소속으로 활동했던 한 위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갑자기 보안을 강조하면서 내부 자료는 절대 공개하지 말라고 했다"며 "이유는 모른다"고 전했다.  ycy1486@newspim.com 2025-08-20 15:55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